조앤 K 롤링.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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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베스트셀러 '해리포터'의 작가 조앤 K 롤링이 영화 주인공을 맡았던 배우들을 겨냥해 "영화를 망쳤다"고 말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롤링은 이날 엑스에서 '당신에게 있어 어떤 배우가 영화를 즉각적으로 망쳤는가'라는 질문이 적힌 게시물에 답하며 "세 가지 추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미안하지만 참을 수가 없었다"며 눈물을 흘리며 웃는 이모티콘 세 개를 연달아 추가했다.

그가 누구를 지칭한 것인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과거 트랜스젠더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은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 주연 배우들인 대니얼 래드클리프와 엠마 왓슨, 루퍼트 그린트를 말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롤링은 지난 2020년 성별의 개념을 유지해야 한다고 발언했다가 트랜스젠더들의 반발을 산 바 있다. 그는 당시 여성을 '월경하는 사람'이란 문구를 통해 표현한 브랜드를 비판하며 생물학적 성별에 따른 여성을 지지하는 데 앞장서왔다.

트랜스젠더들은 "롤링이 제3의 성을 배려하는 '젠더'(사회적인 성)의 개념을 무시했다"고 반발했다.

이후 래드클리프와 왓슨, 그린트는 트랜스젠더들을 지지하는 입장을 잇따라 내며 롤링을 비판했다.

주인공 해리포터를 연기한 래드클리프는 당시 "트랜스젠더 여성은 여성이다. 이에 반하는 모든 발언은 트랜스젠더들의 정체성과 존엄성을 지워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헤르미온느 그레인저를 맡았던 왓슨도 "트랜스젠더는 자신이 말하는 그대로의 사람들이며 끊임없이 의심받지 않고 자신의 삶을 살 자격이 있다"고 했다.

론 위즐리를 연기한 그린트는 성명을 내고 "나는 트랜스 커뮤니티의 입장을 지지한다. 트랜스 여성은 여성이고 트랜스 남성은 남성이다"라며 "우리는 모두 판단 받지 않고 사랑받으며 살아갈 권리가 있어야 한다"고 가세했다.

반면 볼드모트 역할이었던 랄프 파인즈는텔레그래프 인터뷰에서 "그에게 가해진 언어적 학대는 역겹다"며 롤링에게 지지를 표했다. 벨라트릭스 레스트레인지를 연기한 헬레나 보넘 카터 역시 "사람들의 판단주의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고 쓴소리를 냈다.

한편 롤링은 지난해 11월 해리포터 주연 배우들의 발언과 관련해 이들을 용서하지 않겠다면서 "어렵게 쟁취한 여성의 권리를 약화하는 운동에 아첨하는 유명인"이라고 래드클리프와 왓슨을 비난하기도 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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