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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3 (일)

EU, 정상회담서 우크라이나전 논의했지만… 구체적 합의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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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반대에 공동성명 채택 무산
구체적인 군사 원조 계획도 흐지부지
'휴전 특사' 임명 둘러싸고 "언성 높아져"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왼쪽)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2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담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브뤼셀=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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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정상회의를 열고 우크라이나 지원을 논의했지만 구체적인 합의에는 실패했다. EU 내 '친러파'인 헝가리의 반대로 '우크라이나 지지' 결의는 공동성명으로 채택되지 못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구체적인 군사 지원안도 도출하지 못했다. 휴전협상 특사 지명 문제를 두고는 언성이 오갔다는 보도도 나왔다.

'공동성명' 대신 '26개국 입장문'


영국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EU 27개국 정상들은 2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정상회의를 열고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그러나 당초 예정됐던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결의안 채택에는 실패했다. EU 내 대표적인 친러 인사로 꼽히는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지지성명에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결국 이날 우크라이나 지지 성명은 EU 정상회의 공동성명이 아닌 '26개국 입장문' 형태로 발표됐다.

이날 입장문에서 헝가리를 제외한 EU 정상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정기적이고 예측 가능한 재정 지원을 지속하겠다"면서 "우크라이나의 긴급한 군사 및 국방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한 노력도 시급하다"고 밝혔다. 최근 러시아가 휴전 조건으로 보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중단, 무장 해제 요구에 반대하는 발언도 나왔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우크라이나가 EU 가입이 가능한 민주국가로 남아야 한다"며 "평화협정 이후에도 자체적으로 강력한 군대를 보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 지원안 도출 안돼


하지만 구체적인 지원안 도출에는 실패했다. 앞서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EU 각국이 경제 규모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총 400억 유로(약 63조7,000억 원) 규모의 군사 원조를 약속하자고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회의 직전 화상 연설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가능한 한 빨리 50억 유로(약 8조 원) 가치의 포탄 지원이 필요하다"며 군사 지원을 요청했으나 마찬가지였다.

휴전 협상에서 EU 대표를 임명하는 문제를 두고 언성이 높아졌다는 보도도 나왔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EU가 (러시아·우크라이나 휴전) 협상 테이블에 앉기 위해서는 협상팀과 대표가 필요하다"고 줄곧 요구했다. 블룸버그는 관계자를 인용해 이후 비공개 회의에서도 산체스 총리가 EU 특사 파견을 주장했고, 이에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칼라스 고위 대표가 "그럼 나는 여기 왜 있느냐"며 불쾌감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이정혁 기자 dinn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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