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허제 시작전 매매 서두르자”
원베일리 국평 9억 낮춰 거래
비슷한 조건의 급매물 또 확인
막판수요 몰려 주말 혼란 예상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정문 입구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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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서초구 반포 K공인중개사무소는 지난 20일 오후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84㎡ 매물이 온라인에 올라간 지 3시간만에 계약서를 썼다. 거래가는 54억원. 해당 매물은 전세가 18억원 끼어 있어 초기 투자자금이 적은 데다 원베일리 내에서도 판상형 구조에 성모병원을 바라보는 동으로 로열동에 꼽힌다. 같은 동의 비슷한 층수 매물의 호가가 63억원까지 오른 상황을 감안하면, 하루 만에 9억원이 하락했다.
서울시가 19일 토지거래허가구역을 강남·서초·송파·용산 등 4개구 전체 아파트로 확대지정한 지 하루만에,규제로 묶인 지역들에서 ‘다급한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전국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으로 꼽히는 서초구 반포동은 갑작스런 규제 지정에 수억원씩 내린 값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이들에겐 사실상 단 5일(19일 오후부터 23일 자정까지) 가량만 주어진 셈이다.
반포 W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20일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84㎡가 53억원에 급매로 나왔다. 전세는 19억원에 맞춰져 있고, 최대 49억원까지 가격 협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2주택자여서 하나를 팔려고 했는데, 한 달 사이 다른 지역들의 토허제가 해제되며 그 풍선효과로 가격이 지나치게 오르자 지켜본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19일 반포도 토허제로 묶이게 되면서 이번 주 내에 빨리 팔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설명했다.
조급해진 건 매도자만이 아니다. ‘전세를 끼고 사두려는’ 매수자도 ‘패닉(공황) 매수’에 나서고 있다. W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문의 전화만 수십통이다. 집을 직접 보고 하루 이틀 내에 자금을 준비해 계약을 마무리할 수 있는 매수자 위주로 안내를 드리고 있다”며 “지방에서 올라와 똘똘한 한 채를 마련하기 위해 사는 근거지는 따로 있고 나중에 입주할 생각에 미리 사두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들에게는 당분간 요 며칠이 마지막 기회라 서두를 수밖에 없다. 어떤 손님은 동호수 상관없고 1층도 좋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84㎡는 지난달 22일 55억원에 거래됐다. 최고가는 지난해 8월 기록한 60억원으로, 토허제 지정 이전에는 매매 호가가 60억원을 훌쩍 넘기는 등 조만간 신고가가 경신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상황이 달라졌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현재 투기과열지구로 강남·서초·송파·용산이 지정돼있지 않느냐”며 “상징적으로 4개 구를 광범위한 규제로 묶기 위해 토허제까지 결을 맞춘 모양새”라고 평가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거래량이 줄어들고 상승폭이 둔화되는 정도의 효과는 있겠지만 이렇게 되면 점점 일종의 ‘그들만의 성’을 구축하며 들어가고 싶은 중산층이 들어가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주원·홍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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