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대행 탄핵안, 표결 자체 불투명…내주 韓총리 선고와도 맞물려
與 "경제 컨트롤타워에 감정적 보복"…野 "崔대행, 경제위기 자초한 사람"
최상목 권한대행 탄핵소추안 제출 |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21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겸 부총리 탄핵소추안을 발의하면서 현 정부 들어 야당이 탄핵을 추진한 인사는 30명으로 늘었다.
야당은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것은 위법이라는 헌재 결정에도 그를 임명하지 않은 점 등을 최 권한대행 탄핵 사유로 제시했다. 민주당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헌법재판소를 능멸하는 행위를 바로 잡고자 한다"고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실제로 최 권한대행 탄핵안이 의결돼 그의 직무가 정지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정치권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경제사령탑을 겨냥한 탄핵소추가 "국정 파괴"라는 비판이 여당을 중심으로 나오는 가운데, 야당 내에서조차 '탄핵 피로감'을 호소하는 여론의 역풍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상목 권한대행 탄핵소추안 제출 |
야당의 이날 최 권한대행 탄핵안 발의로 윤석열 정부 들어 이뤄진 탄핵 추진이 30명에 이르게 됐지만, 이번 탄핵이 실현될 가능성을 더욱 불투명하게 만드는 요인은 '전임 권한대행'인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 심판 선고다.
한 총리는 탄핵이 기각되면 직무에 복귀해 대통령 권한대행을 다시 맡게 되고, 최 권한대행은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역할로 돌아간다. 이 상태에서 권한대행 당시의 직무를 사유로 경제부총리 탄핵을 추진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한 총리 탄핵이 인용되더라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윤 대통령과 한 총리에 이어 경제사령탑인 최 권한대행마저 직무가 정지될 경우 민주당이 가뜩이나 어려운 대내외 경제 사정을 도외시했다는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전날 CBS 라디오에 나와 최 권한대행에 대해 "명백한 탄핵 사유가 있지만 경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탄핵이) 맞는 일인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우 의장이 당장 최 권한대행의 탄핵을 추진하는 데 부정적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여러 정황상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달리는데도 민주당이 최 권한대행 탄핵을 추진하는 것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예상보다 늦어지는 데 따른 불안감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명 망언집' 든 권성동 원내대표 |
최 권한대행의 탄핵 추진을 놓고 여당에선 "나라 전체를 결딴내겠다는 의도"라며 비난이 쏟아졌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현안 기자회견을 열어 "다음 주 월요일(24일) 한덕수 대행이 복귀할 것이 자명함에도 기어이 경제부총리를 탄핵하겠다는 것은 목적을 잃어버린 감정적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권 원내대표는 "글로벌 관세 전쟁의 파고가 높은데 외교 컨트롤타워인 한 대행이 돌아오니 이제 경제 컨트롤타워인 최 부총리를 탄핵해 국정을 철저히 파괴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최 권한대행이 탄핵을 자초했으며, 경제를 악화시킨 장본인이라고 반박했다.
이재명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가 질서를 유지하려면 공동체 최고 규범인 헌법을 지켜야 한다"며 "헌재 판결을 3주째 무시하는데, 최고 공직자가 헌법을 이렇게 무시하면 나라 질서가 유지되겠냐는 생각이 강하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대한민국 경제 위기를 자초한 사람이 오히려 최상목"이라며 "경제 사령탑이 아니라 경제를 망쳐왔던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 총리 복귀가 자명한 상황에서의 무리한 탄핵'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별개의 문제"라며 "한 총리가 파면되든 복귀하든 대통령 권한을 대행하면서 일어난 일의 사실관계는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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