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ABSTB 4600억 전액 변제…투자자 피해 최소화"
"사재 출연?" 시기·방법 제시 안해…의구심 팽배
"CP 투자자는?" 이해관계자 간 마찰 가능성도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간 홈플러스가 할인행사를 이어가며 정상화를 위해 애쓰는 가운데 일부 식품업체의 납품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는 어제(20일)부터 홈플러스에 납품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사진은 21일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2025.03.21. yesphoto@newsis.com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홈플러스가 매입유동화채권을 상거래채권으로 취급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카드 물품대금 기초자산 단기전자유동화증권(ABSTB) 투자자의 전액 변제 기대도 커지고 있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선 홈플러스 조치의 진정성에 여전히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이번 발표에 변제 시기, 재원 마련 계획, 우선 변제 여부, 다른 채권자와의 협의 계획 등도 밝히지 않고 있어서다. 업계에선 "구체적이지 않은 내용으로 투자자들을 호도한다"는 강도 높은 쓴소리도 나온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이날 유동화증권의 기초가 되는 매입채무유동화 잔액을 상거래채권으로 취급해 채권 신고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매입채무유동화는 신용카드로 결제해 나중에 받아야 할 물품대금을 기초자산으로 단기사채 등을 발행하는 것을 말한다. 홈플러스가 구매전용카드로 납품대금을 결제하면 카드사에 매출채권이 발생하는데 이를 기초자산으로 증권사가 유동화증권을 발행해 일반 투자자들에게 판매했다.
다만 투자자들에게 실제로 얼마나 빠른 시일 내 변제가 가능할 지에 대해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 사이에는 의구심이 팽배하다. 홈플러스는 ABSTB 투자자들이 상거래채권과 동일한 효과를 볼 것이라 설명하고 있지만 업계의 시선은 다른 것이다.
우선 홈플러스는 구체적인 변제 방법과 변제 일정을 일절 발표하지 않았다. 앞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사재를 출연해 상거래채권을 우선 변제하겠다고 밝혔지만 개인투자자에게 흘러간 ABSTB까지 여기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선 명확히 밝히지 않은 것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약 4718억원이 3개월 안에 돌아오는데 어떤 재원으로 어떻게 상환할지 구체적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기존 상거래채권도 유동성 부족으로 갚지 못하는 상황에서 ABSTB 재원 수천억원을 어떻게 갚을 수 있다는 건지, 상거래채권부터 우선 갚고 나중에 후순위로 갚는다는 건지 등 구체적으로 밝힌 내용이 없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금투업계와 법조계는 이번 홈플러스의 발표에 "빠져나갈 구멍이 많다"고도 지적했다. 상거래채권으로 분류하되 변제 순위에 우대를 주지 않을 수도 있고, 특히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는 이해관계자 동의를 구하는 일이다.
또 다른 금투업계 관계자는 "ABSTB를 상거래채권으로 취급하더라도 법원 승인 하에 조기 변제 중인 소상공인 상거래채권과 달리 회생계획에만 상거래채권으로 반영해 기존과 동일한 절차로 변제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기업 회생 전문가인 안창현 법무법인 대율 대표변호사는 "상거래채권으로 분류하되 기존(금융채권)과 동일하게 변제하면 큰 의미가 없다. 또 다른 무담보 채권자 조에서 반대하면 회생계획이 통과가 안된다"고 설명했다.
아직 회생 법원의 판단도 남아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채권을 어떤 성격으로 분류할지 채무자 측이 판단하면 법원이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승인해줄 가능성은 높게 점쳐진다. 다만 그렇지 않을 경우 MBK가 법원으로 책임을 떠넘기고 끝낼 가능성도 있다.
이에 명확한 변제 시기과 방법, 특히 김병주 회장의 사재 출연을 통한 변제 계획이 나와야 홈플러스의 진정성을 믿을 수 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중요한 것은 조기 변제를 위한 재원 마련"이라며 "MBK 파트너스와 김병주 회장은 사재 출연의 규모와 시기를 구체적으로 밝히고, 이번 사태로 피해를 입은 피해자 구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그렇지 않는다면 홈플러스와 MBK 파트너스가 책임을 회생법원으로 떠넘기기 위해 '교묘한 술책'을 낸 것으로 사회적 지탄이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 네이버에서 뉴시스 구독하기
▶ K-Artprice, 유명 미술작품 가격 공개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