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2 (토)

연세대 의대생, 50% 이상 등록… 다른 의대도 “복귀 이어져”

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5개 의대 1학기 등록 마감

연세대·연세대원주·고려대·경북대 의대와 차의과대 의학전문대학원 등 5개 의대가 21일 1학기 등록을 마감한 가운데, 상당수 의대생이 이날 등록을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복학 신청과 등록금 납부를 하지 않고 ‘미등록 휴학’ 투쟁을 한다는 의대생들의 ‘단일 대오’에 균열이 난 것이다.

21일 대구에 있는 한 의대 강의실이 텅 비어 있다. 이날 연세대·연세대원주·고려대·경북대·차의과대는 집단 휴학 중인 의대생을 대상으로 1학기 등록 신청을 마감했다. 대학들은 이날까지 등록하지 않은 학생들은 '미등록 제적' 처분을 할 예정이다. /김동환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자정에 1학기 등록을 마감한 연세대는 재학생의 절반 이상 등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 의대는 6개 학년 700여 명 가운데 300명 이상 등록을 한 것이다.

다른 대학도 이날 학생들 복귀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40개 의대 학장으로 구성된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도 이날 ‘전국 의과대학 학생 여러분에게’라는 제목의 서신에서 “21일 등록을 마감하는 대학에서 등록과 복학에 유의미한 기류 변화가 있으며 상당수 학생이 복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5개 대학에서 복귀하는 학생들이 많이 나오면서 나머지 대학 의대생들의 분위기도 바뀔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등록 휴학’ 투쟁 의대생, 올해는 단일대오 깨졌다

21일 연세대 의대 학생 절반 이상이 1학기 등록을 하는 등 ‘집단 휴학’ 중인 상당수 학생이 복학 의사를 보이면서 1년 넘게 이어져온 ‘의료계 단일 대오’가 깨졌다는 얘기가 나왔다. 교육계에서는 “다음 주 등록을 마감하는 대학들의 의대생들에게도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이날 등록을 마감한 고려대에도 학생들의 등록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고려대는 이날 등록 마감 시간을 당초 오후 4시에서 자정으로 한 차례 연장했다. 고려대 측은 학생들에게 보낸 문자에서 “현재 지속적으로 등록이 이뤄지고 있으며, 등록 기한 연장에 대한 문의가 많아 연장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4시 등록을 마감한 차의과대 관계자는 “학생들이 압박을 받을 수 있어 등록 규모는 대외비로 정했다”면서도 “걱정한 것보다 많은 학생이 등록했다”고 말했다.

대학들은 등록 기한까지 복학원을 제출하지 않은 학생들에 대해서는 학칙에 따라 제적 처분을 한다는 입장이다. 연세대는 이날 오후 긴급 안내문을 내고 “21일까지 복학 신청이 되지 않을 경우, 28일 제적 처리하겠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재차 밝히기도 했다. 전날 연세대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가 “(휴학계를 낸 학생들에게) 부당한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키겠다”고 성명을 냈는데, 휴학을 인정하지 않고 제적시키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힌 것이다. 연세대와 고려대 등은 이날 끝내 복학 신청을 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24일 ‘미등록 제적 예정 통보서’를 보낼 계획이다.

이날 5개 대학을 시작으로 이달 말까지 나머지 35개 의대 대부분 1학기 등록을 마감한다. 건양대(24일), 서울대·이화여대·부산대(27일), 경희대·인하대·전남대·조선대·충남대·강원대·가톨릭대(28일) 등이다. 첫날 복귀하는 학생들이 많이 나오면서 복귀를 고심하던 나머지 대학 의대생들의 분위기도 크게 바뀔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의대 학장·대학 총장들 요구를 전격 수용해, 3월 말까지 의대생들이 복귀할 경우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증원 전(3058명)으로 돌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복귀하지 않으면 2000명 증원된 5058명을 그대로 뽑겠다고 했다. 그런데 이날 상당수 의대생이 1학기 등록을 하면서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이 ‘3058명’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다만 정부는 오는 31일을 기준으로 의대생들이 수업에 실제 복귀했는지 현황을 파악할 예정이다. 학생들이 제적을 피하기 위해 일단 ‘등록’은 하고, 수업은 안 나올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대학들은 등록만 하고 수업에 들어오지 않는 학생들은 학칙에 따라 ‘유급’ 또는 ‘학사경고’ 처분한다는 계획이다. 대학마다 다르지만, 보통 유급·학사경고가 수차례 누적되면 제적된다. 복학원을 내고 ‘등록’을 할 뿐 아니라 실제 수업을 정상적으로 들어야 ‘복귀’로 인정한다는 뜻이다. 이 결과에 따라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정원도 정해진다.

대학들은 ‘복귀’의 의미에 대해 “통상적인 수준에서 학사가 정상적으로 회복돼 수업 진행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교육계에서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지만, 학생의 절반 이상은 돌아와야 학사 운영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많다.

이날 의대생 복귀 소식을 다른 대학들도 반기는 분위기다. 한 사립대 총장은 “강경한 일부 선배들의 압박에 복귀하고 싶어도 숨죽이고 있을 수밖에 없던 학생들이 복학 신청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류를 타고 다음 주면 상당수 의대생이 1학기 등록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표태준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조선일보 주요 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