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서울 집값 진화 총력전⋯광범위 규제 나서
2020년 토허 지정후 거래 줄었지만 집값 못 잡아
"규제지역엔 영향⋯주변지역엔 '풍선효과' 가능성"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정부가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5.3.20.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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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3주(17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25% 올라 지난주 0.20%보다 상승폭을 키웠다. 지난해 8월 4주차에 기록한 0.26%에 이후 약 7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자치구별로 구로구가 보합세를 기록했을 뿐 모든 지역이 상승했다. 상대적으로 수요자의 관심이 덜한 노원구(0.01%)와 도봉구(0.03%), 강북구(0.03%), 중랑구(0.01%) 등 강북권 외곽에서도 상승세가 감지됐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서울시가 지난 19일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 아파트 대상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으로 6개월간 지정하기로 하면서 서울 부동산 시장 흐름도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전세를 끼고 주택을 구매하는 '갭투자'를 할 수 없어 매수가 힘들어지는 탓이다.
은행권을 향해선 대출 관리 강화를 주문하기도 했다. 이에 NH농협은행은 21일부터 서울 지역 조건부 전세대출을 중단했고 우리은행은 오는 28일부터 유주택자 대상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지역 주택구입 목적 신규 주택담보대출 취급을 중단하기로 하는 등 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이전에 비해 더 강한 규제를 적용하기로 한 것은 강남권에서 시작된 주택 가격 상승세를 조기 진화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지난 2020년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당시 거래량 감소 효과만 있었을 뿐 서울 전역 주택 가격 상승세를 막지 못했던 만큼 규제를 더 폭넓게 하면서도 대출 옥죄기까지 나선 것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은 2020년 5월 한 달 동안 107건 거래됐지만 6월 23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후 6개월간 169건 거래돼 한 달 평균 28~29건 거래됐다. 강남구 대치동 또한 5월 44건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후 6개월간 96건으로 매수세가 줄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다세대 주택과 아파트단지 모습. 2025.3.18.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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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집값을 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만큼 이번 규제로 거래량 감소와 함께 일정 기간 강남 집값 안정화는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동별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을 때는 허가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옆 동과 키 맞추기식으로 시세가 형성되는 경향을 보였지만 이번에는 지역 전체를 규제해 비교할 만한 준거 대상이 없어 가격 안정 효과가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규제를 받는 지역은 거래가 줄어들고 가격이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규제가 없는 지역은 오히려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박 위원은 "마포‧성동‧광진구 등은 정부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면서도 "정부가 언제든지 인근 지역도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겠다고 밝힌 만큼 주택 매수 시 주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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