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업·매일경제 ‘골프 4대 업종’ 매출 분석
전국 골프장 매출 2년새 10조->8조5000억 급감
골프용품·골프연습장도 매출 줄어
스크린 골프만 유일하게 증가...2022년 6800억->지난해 7000억
전국 골프장 매출 2년새 10조->8조5000억 급감
골프용품·골프연습장도 매출 줄어
스크린 골프만 유일하게 증가...2022년 6800억->지난해 7000억
40대 직장인 권정우 씨는 그동안 주말만 되면 친구들과 팀을 짜 즐기던 골프를 끊었다. 고물가와 고금리에 따른 불황 여파로 한 번 갈 때마다 1인당 30만원가량 하는 비용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래도 골프를 치고 싶을 때면 한 달에 2~3번 집 근처에 있는 스크린 골프장을 찾는다. 권씨는 스크린 골프장에 빠진 건 골프 때문만이 아니다. 실감나는 스크린을 보며 신나게 골프를 치다가 목이 마르면 커피머신에서 아이스커피를 뽑아 마실 수도 있고, 술이 생각나면 매장 한 켠에 구비된 냉장고에서 소주를 꺼내 골프와 함께 즐길 수도 있다. 권씨는 “골프를 치려면 새벽 같이 일어나 차를 몰고 골프장까지 가야하고 비용 부담도 컸지만, 스크린 골프장은 비용이 저렴하고 접근성도 좋다”며 “가끔 푸르른 필드가 그립긴 하지만, 주머니 사정이 나아질 때까지는 자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한 스크린 골프장 모습. [사진 제공=골프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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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동에 사는 이영호 씨(46)는 한 달에 한 두 번씩 집 근처 스크린 골프장에서 힐링을 한다. 이씨는 “골프는 치고 싶은데 골프장에 가기엔 시간이나 돈이 없다 보니 아내와 함께 스크린 골프장을 자주 간다”며 “라면, 치킨, 수제 핫도그 같은 분식점에서 만날 수 있는 맛있는 음식도 먹을 수 있는데 실제 골프장의 ‘그늘집’보다 훨씬 낫다”고 말했다.
22일 매일경제가 핀테크 스타트업 핀다가 운영하는 상권분석 서비스 오픈업을 통해 전국 256개 시·군·구의 골프 산업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국 골프장 매출은 지난 2022년 9조9408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3년 9조5585억원, 지난해 8조5108억원으로 급감했다.
골프연습장과 골프용품점도 같은 기간 부진을 면치 못했다. 골프연습장의 매출은 2022년 1조6943억원에서 지난해 1조6710억원으로 줄었다. 골프용품점도 3863억원에서 3134억으로 18.9%나 매출이 급감했다.
반면 불황 속에서 실속 있는 골프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스크린 골프장 매출은 2022년 6848억원, 2023년 6937억원, 지난해 7040억원으로 유일하게 증가세를 나타냈다.
골프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소비자가 다양한 취미 활동을 즐기게 됐고,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해 필드 골프보다 저렴한 스크린 골프로 수요가 전환됐다”고 분석했다.
스크린 골프 업계 관계자는 “주요 고객층은 구매력이 높은 4050세대에 집중돼 있고, 엔데믹 이후에는 4050세대 여성 비중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스크린 골프가 과거에는 필드 골프의 보완재에 불과했지만, 앞으로는 상호 보완재뿐만 아니라 대체재로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짜 필드에 있는 듯한 환경을 구현해 낸 것이 스크린 골프 인기의 주된 요인이다. 국내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골프존과 카카오VX는 최신 기술을 통해 구현해 낸 그래픽을 통해 실제 골프장과 유사한 기분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간단하게 예약할 수 있고 1인당 1만~2만원대 금액으로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매장에 골프 장비가 구비돼 있어 따로 개인 용품을 챙길 필요도 없다. 여기에 요식업 사업자등록증을 발급받은 매장에서는 식사와 주류 등 푸짐한 메뉴를 제공해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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