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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서른 번째 탄핵…민주당이 잊은 것과 잃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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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왼쪽부터), 정춘생 조국혁신당 원내수석부대표,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탄핵소추안을 제출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3.2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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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국민연금 개혁안이 여야 합의로 통과됐다. 2007년 이후 무려 18년 만이다. 구조개혁이 빠졌지만 첨예하게 대치하던 입장을 좁혀 타협안을 도출해 내는 데 성공했다는 것만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양보안을 먼저 제시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중재에 적극 나선 우원식 국회의장, 대승적으로 이를 수용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삼자가 모처럼 '정치' 본연의 역할을 해냈다고 할 만하다.

당초 정치권 안팎에선 연금개혁 합의 가능성에 회의적이었다. 조기대선 현실화 전망이 높아지며 여야가 더욱 가파르게 대치하던 상황은 이같은 비관적 전망에 힘을 실었다. 여야 관계에 훈풍이 돌던 시점에도 해내지 못한 연금개혁을 극한 대립 정국에서 이뤄냈다는 점에서 더욱 값진 성과였다.

맞잡은 손은 오래 가지 못했다. 민주당은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는다는 이유 등을 내세워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을 탄핵하겠다고 밝혔다. 연금개혁 합의안 발표 20여분 만에 벌어진 일이다.

최 권한대행 탄핵 추진은 어느 정도 예상된 수순이긴 하다. 다만 정무적 판단에 따라 실행 여부는 유동적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당내에서조차 실효성이 없고 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드높아서다. 그러나 '협상·타협은 굴복·패배'라는 관념에 갇힌 듯한 지도부는 이튿날 곧바로 최 대행 탄핵안을 발의했다.

거대 야당의 탄핵 공세가 새삼스럽지는 않다. 이 정부 들어서만 벌써 30번째이다. 그럼에도 이번 탄핵안 추진에 탄식이 터져 나오는 것은 현재 우리 사회가 처한 엄중함 때문이다. 권한대행의 권한대행이 직무 정지되는 일이 벌어졌을 때 혼란상은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터이다.

한덕수 국무총리 복귀를 염두에 뒀다면 민주당이 내세운 명분은 크게 퇴색된다. 한 총리가 복귀하지 못하면 무분별한 정쟁 책임론을 피하기 어렵다. 한 총리 거취를 지켜보며 저울질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더더욱 최악이다. 가뜩이나 위태한 우리나라를 더욱 불확실성의 늪에 빠뜨리게 될 것이어서다.

서른 번째 탄핵안으로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반도체지원법, 각종 세제 개편 등 민생을 부르짖어온 민주당의 진정성은 의심받게 됐다. 집권여당을 산적과 해적에 비유해 '산(山)당', '해(海)당'으로 몰아세운 민주당에 되묻고 싶다. '야(野)당'으로 만족하는지.

eon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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