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업체 링파오의 생산공장/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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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인 차이나' 하면 장난감, 가방 등 저렴한 생활용품이나 패션용품을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아직 많다.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에서도 한국 소비자들이 싼 맛에 의류나 액세서리를 사곤 한다.
그런데 중국의 주력 수출 품목은 이미 의류·신발·가방 같은 노동집약적 경공업 제품에서 자본집약적인 기계전자 제품으로 바뀌었다. 일상에서 접하기 쉬운 이북 리더기도 아마존의 킨들 말고는 오닉스, 한왕, 빅미 등 중국 제조업체가 시장 대부분을 장악하는 등 중국 기계전자 제품의 약진이 돋보인다.
중국의 기계전자 제품 수출이 얼마나 늘었는지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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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수출의 60%에 육박한 기계전자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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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계전자 제품 수출 추이/그래픽=김지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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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중국 수출은 전년 대비 5.9% 증가한 3조5772억달러, 수입은 1.1% 늘어난 2조585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중 기계전자 제품 수출은 2조1255억달러로 전체 수출의 59.4%를 기록했는데, 이 비중은 전년(58.5%) 대비 0.9%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2022년에는 기계전자 제품 수출 증가율이 3.6%로 둔화됐으며 2023년에는 수출이 2.4% 감소하며 2조달러 밑으로 내려앉았으나 작년 7.5% 성장하며 2조1255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기계전자 제품의 무역흑자가 1조1405억달러를 기록하며 전체 무역흑자(9921억달러)를 넘어선 것도 주목할 만하다. 사실상 중국 무역흑자를 기계전자 제품이 견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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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12대 기계전자 수출 품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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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중국 주요 기계전자 수출 품목/그래픽=이지혜 |
품목별 수출현황도 살펴보자.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중국의 12대 기계전자 수출 품목은 자동데이터처리시스템, 반도체, 스마트폰, 자동차, 자동차 부품, 가전제품, 기계설비, 조명설비, 선박, 음향설비, 디스플레이, 의료기기다.
12개 품목의 합계 수출금액만 1조463억달러에 달한다. 수출 품목 1위를 차지한 건 자동데이터처리시스템(2060억달러)이다. 자동데이터처리시스템은 데이터 입력, 처리, 저장 및 출력을 자동으로 수행할 수 있는 컴퓨터, 서버, 데이터 저장장치 등을 말한다. 세계 PC 시장 1위인 레노버, 서버와 클라우드 컴퓨팅에서 주목할 성과를 거둔 화웨이, IEIT 시스템스 등이 이 분야에서 주목받는 기업이다.
3위는 스마트폰(1343억달러)으로 중국은 작년 한 해에만 8억1390만대의 스마트폰을 수출했다. 작년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12억2000만대 중 3분의 2를 중국이 생산한 것이다. 여기에는 애플 협력업체 폭스콘이 중국에서 생산한 아이폰도 포함됐다. 참고로 작년 중국이 수출한 스마트폰의 대당 수출단가는 165달러다.
4위는 최근 수출이 급증하고 있는 자동차(1173억달러)다. 작년 중국은 전년 대비 22.8% 증가한 640만대의 자동차를 수출했다. 자동차 부품(934억달러) 수출 역시 6.6% 증가하며 5위를 차지했다.
6~10위는 가전제품(1001억달러), 기계설비(642억달러), 선박(433억달러), 조명설비(421억달러), 음향설비(374억달러) 순이다. 이 외에 디스플레이 수출금액은 290억달러, 의료기기는 197억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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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국 수출이 2778억달러로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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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1월 중국 기계전자 제품 수출 시장/그래픽=김지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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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계전자 제품의 지역별 수출도 살펴보자. 작년 1~11월 중국 기계전자 제품 수출금액은 지역별로는 EU(2995억달러), 아세안(2778억달러), 남미(1524억달러), 중동(1352억달러), 아프리카(856억달러) 순이다. 증가율은 아세안(18.5%), 남미(17%)가 돋보였다.
국가 별로는 미국이 2778억달러로 1위를 차지했다. 1997년 중국에 반환됐지만, 경상계정이 분리 되어있는 홍콩이 2031억달러로 2위다. 이 제품들은 대부분 홍콩을 경유해 해외로 수출된다. 3~6위는 베트남(830억달러), 일본(765억달러), 러시아(727억달러), 한국(714억달러)가 차지했다. 9위를 차지한 멕시코로의 수출도 559억달러에 달했다.
기계전자 제품 수출 증가율을 살펴보면 미국을 상대로는 2.1%에 불과한 반면 베트남(27.9%), 멕시코(12.8%)는 빠르게 증가했다. 이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의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중국의 수출 구조 변화 영향이 크다.
미국의 기계전자제품 수입 중 중국 비중/사진=중국 기계전자제품 수출입상회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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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계전자제품 수출입상회는 미국 상무부 데이터를 인용해, 무역법 301조로 인해 미국의 기계전자제품 수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8년 27.95%에서 2024년 1~10월 기준 17.05%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수출입상회는 중국 기업들이 멕시코, 베트남에 생산공장을 짓고 미국으로 우회수출을 하거나 신흥 시장국가를 개척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같은 기간 멕시코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19.28%에서 2024년 1~10월 22.08%로 3%포인트 가까이 상승한 걸 알 수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8년 미중 무역전쟁에서 무역법 301조와 201조,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했으며 301조 관세에 해당되는 상품만 기계전자 제품을 포함해 약 3700억달러어치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이후 캐나다, 멕시코 등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 당사국에 관세 25%를 발표하는 등 맹공을 퍼붓고 있다.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는 두 번에 걸쳐 10%씩, 총 20%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으나 선거 운동 과정에서 공언한 60% 관세보다는 아직 훨씬 낮은 수준이다.
트럼프의 대중국 관세 부과가 본격화될 경우 중국의 기계전자제품 수출에도 한바탕 회오리바람이 몰아칠 것 같다.
김재현 전문위원 zorba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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