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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보고서 톺아보기]이재용 "어려울 때일수록 R&D"…삼성전자, 작년 사상 최대 35조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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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오전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6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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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구개발(R&D) 투자 비용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30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어려울 때일수록 선제적인 R&D와 흔들림 없는 투자가 필요하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작년 초 현장 경영 발언이 현실로 이어진 결과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R&D 투자 비용으로 총 35조원을 집행했다. 이는 2023년 28조4000억원보다 6조6000억원 증가한 수치이자, 2015년(14조8000억원)과 비교하면 20조2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삼성전자의 R&D 투자액은 2019년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한 뒤 해마다 증가세를 보였으며, 지난해 처음으로 30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작년 투자액은 연간 매출(300조9000억원)액의 약 11.6%에 달했다.

이러한 대규모 투자는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경쟁력 회복과 무관하지 않다. 삼성전자는 현재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리는 대만 TSMC와의 기술 격차를 좁히기 위해 R&D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3나노 이하 공정에서 경쟁사보다 앞선 기술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삼성전자가 무기로 내세운 기술은 'GAA(게이트 올 어라운드)' 구조다. GAA는 전류가 흐르는 채널을 네 면에서 감싸는 방식으로, 기존 핀펫 구조보다 전력 효율과 데이터 처리 성능이 뛰어난 차세대 트랜지스터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2022년 세계 최초로 GAA 기반 3나노 초도 양산을 시작했으며, TSMC는 아직 GAA를 도입하지 않고 기존 핀펫 공정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기술을 바탕으로 3나노 및 2나노 공정 경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는 2나노 GAA 공정 개발을 위해 고객사에 디자인 킷을 배포하며 기술 개발에 나선 상태다. 이는 파운드리 경쟁력 제고와 고객 기반 확대를 위한 중장기 포석으로도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2나노 공정 개발이 파운드리 경쟁력 회복의 핵심 열쇠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을 지탱하는 파운드리 사업은 현재 실적 부진 장기화를 겪고 있는데, 2나노 이하 세대의 선제적 기술을 확보하면 TSMC와의 기술 격차 줄이기는 물론 초미세 공정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즉 '파운드리 살리기'라는 전략적 방향성 아래 삼성전자가 GAA 기술 기반의 차세대 공정에서 어떤 성과를 내느냐가 향후 시장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도 지난 19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일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한진만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은 파운드리 위기에 대한 질문에 "사업부를 맡은 뒤 내부 오퍼레이션이나 기술 개발 현황을 파악하고 거래처와 소통하는 데 주력했다"면서 "2나노부터 65나노에 이르는 각 공정을 효율화하면서도 일감을 확보하는 데 신경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GAA 기술로 생산하는 곳은 삼성전자가 유일한 만큼, 선단 노드 기술력 측면에서 경쟁력이 없는 게 아니다"라며 "수율을 최대한 빠르게 끌어올려 수익성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R&D 투자 확대가 단기 수익성보다는 중장기 기술 주도권 확보에 초점을 맞춘 전략으로 풀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R&D 투자가 늘어난 것은 긍정적인 신호지만, 그 성과가 실제 사업 경쟁력으로 얼마나 빠르게 연결될 수 있을지는 삼성전자의 실행력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고 수준의 R&D 역량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기술 혁신 및 철저한 미래 준비를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끊임없이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전소연 기자 so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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