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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금 '나솔'에 빠지다…넷플릭스가 불 지핀 예능 형식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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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솔' '강철부대' 등 예능 형식 파괴 바람…OTT가 바꾼 미디어 소비패턴

요일별 스핀오프편 방송…방송 후엔 라방, 미방분 등 유튜브에 송출

콘텐츠 여러 플랫폼 공급·수익 극대화…넷플릭스 등 예능 전략도 수정

[서울=뉴시스] SBS Plus·ENA 예능 프로그램 '나는 SOLO' (사진=SBS Plus·ENA 제공) 2025.03.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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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 혼자 사는 30대 A씨는 케이블TV ENA, SBS Plus에서 수요일 밤 방영하는 '나는 솔로(SOLO)' 애청자다.'나는 솔로(나솔)'은 일반인 남녀 출연자가 나와 짝을 찾는 리얼리티 연예 프로그램이다. 최근 방영 중인 25기까지 한 회차도 빠짐 없이 챙겨봤다. 혹여 집에 늦게 들어와 본방 사수를 못하더라도 바로 다음날 넷플릭스에서 시청할 수 있기 때문에 별 문제는 없다.

목요일 밤도 A씨는 '나솔'을 본다. 나솔 스핀오프 '나는 솔로 그 후 사랑은 계속된다(나솔사계)'편이 방영된다. 이전 출연자들이 방송에 다시나와 새로운 짝을 찾는 에피소드가 은근히 재밌다. '나솔'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또 다른 스핀오프 프로그램인 '지지고 볶는 여행(지볶행)'편이 금요일 저녁에 방영되는데, 이 방송은 티빙에서 다시 볼 수 있다.

기수별 방송이 끝난 뒤 아쉬움은 유튜브에서 달랜다. 나솔 제작사인 촌장엔터테인먼트TV 채널에서 라이브방송(라방)을 볼 수 있고, 미방분을 보는 재미도 제법쏠쏠하다. 일주일 내내 여러 플랫폼에서 나솔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는 셈이다.

예능 프로그램들의 형식이 급격히 파괴되고 있다.

과거 채널A의 밀리터리 서버이벌 프로그램 '강철부대W'처럼 일반 정규 방송 프로그램에서 담지 못했던 미 방영분을 유튜브와 티빙·웨이브 등 온라인동영상(OTT)을 통해 내보내는 사례는 이제 흔히 볼 수 있다.

'나솔'과 연계된 '나솔사계' '지볶행'처럼 일종의 번외편 시리즈를 제작해 유료방송 채널과 OTT에 동시 송출하는 프로그램까지 등장하고 있다.

예능물의 형식 파괴는 OTT 위주로 미디어 소비 패턴이 크게 달라지면서 가속화되고 있다. 하나의 콘텐츠를 다양한 플랫폼에서 소비하는 게 대표적이다. 과거에는 지상파에서 놓친 예능을 케이블TV나 VOD(다시보기) 서비스를 통해 보는 걸로 만족했다면 최근에는 OTT나 유튜브, 숏폼 플랫폼 등을 통해 얼마든지 다시 볼 수 있다.

플랫폼 경쟁이론에 따르면 동일하거나 유사한 콘텐츠가 여러 플랫폼에 공급되는 현상을 '멀티호밍(multi-homing)'이라고 한다. 황용석 건국대 교수는 "플랫폼 경쟁이론에 따르면 콘텐츠 공급자들이 멀티호밍을 하는 주요 이유는 콘텐츠 노출을 극대화해 수익을 증가시키려는 동기"라며 "시장이 분절화되고 이용자들이 여러 플랫폼에 분산돼 있을 때 더욱 강화된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넷플릭스가 선보인 일일 예능. (사진=넷플릭스 캡처. 2025.03.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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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소비 패턴의 변화 속에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기 위한 플랫폼들의 다양한 전략도 눈길을 끌고 있다. 콘텐츠 길이와 편성 시기 등에 있어 고정관념을 바꾸는 시도로 팬덤을 확장하는 모습이다.

가령, 넷플릭스는 올해 콘텐츠 라인업을 발표하면서 요일별로 새로운 예능을 공개하는 '일일 예능'을 내세웠다. 토요일 '주관식당'을 시작으로 일요일 '도라이버: 잃어버린 나사를 찾아서', 월요일 '동미새: 동호회에 미친 새내기', 수요일 '추라이 추라이', 목요일 '미친맛집: 미식가 친구의 맛집' 등 5편이 공개된다.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일일 예능은 매주 새로운 구성과 게스트가 참여하는 형태로 구성된다. 회차를 정해두지 않고 시청자 반응에 따라 그 때 그 때 촬영·편집해 업로드하는 방식이다. 30분 안팎의 각 에피소드를 보다 보면 유튜브 채널 5개를 구독해 보는 느낌도 있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일일 예능은 한 편의 에피소드만으로도 완결성을 지니고 또 캐릭터와 함께하는 재미가 있는 장르적 특성을 반영한 새로운 시도"라고 말했다.

지상파 방송도 달라지고 있다. KBS가 방영하는 '킥킥킥킥'은 기존에 없던 미드폼 형태의 시트콤이다. 한 회차를 30분짜리 콘텐츠 2개로 방영한 바 있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는 30분짜리 12편 드라마 '러브 인 서울(가제)' 3주 방영도 검토 중이다.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장은 "OTT가 대부분의 연령층에서 일상화되면서 개인의 니즈에 맞는 주제와 길이, 형태의 콘텐츠를 보고 싶다는 시청 수요가 갈수록 세밀해지고 있다"며 "시선을 사로잡는 흥미로운 콘텐츠 퀄리티는 물론 수용자 입장에서의 시청 편의에 대한 지속적인 고민이 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언급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ilverli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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