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강남 괜히 풀어…계약취소" 부글부글
"대출 규제로 풍선효과 미미" 실수요자만 발 동동
오늘(24일)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이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3구를 비롯해 용산구 전체 아파트로 확대됐다. 2200개 아파트 단지, 40만 가구가 영향을 받는다. ▷관련기사 : 토허구역 덜컥 풀더니 '강남3구·용산' 덥석 묶었다(3월19일)
토허구역으로 재지정되거나 신규 지정된 지역에서는 '혼란과 반발'의 목소리가 나온다. 풍선효과가 번질 것이라 지목된 지역들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시 토허구역 신규지정/자료=국토교통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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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용산도 거래 멈췄다
특정 단지 아파트나 동(洞) 단위가 아닌 구(區) 전체를 광범위하게 지정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강남 3구와 용산구는 기존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에 토허구역이 추가되면서 '3중 규제'를 받는다.
갑작스러운 토허구역 확대 지정에 시장 곳곳에서는 혼란이 빚어지는 상황이다.
송파구 A 공인중개사는 "지난 주말 잠실 리센츠는 일부 급매 거래가 있었지만 나머지는 주말 급매를 내놓아도 거래하지 않겠다는 매수자들이 다수 있었다"며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사실상 매매가 끝났다고 보고 손 놓고 있는 상태로 해제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토허제(토지거래허가제)와 상관없던 송파구 거여동, 오금동 등이 다 묶이면서 해당 지역 계약을 앞두고 (토허구역 내 거래) 경험이 없는 중개사와 고객들은 혼란이 빠진 상태"라며 "갑작스레 바뀐 정책에 대한 불신과 반발, 혼란이 심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강남구 압구정동 B 공인중개사는 "압구정동 재건축 단지는 토허제가 풀리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상 영향이 크진 않지만 토허제가 풀린 후 강남권에서 팔고 이동하는 수요들이 늘어났다"면서 "강남이 다시 묶이면서 상급지 이동 수요 자체가 줄어 거래량이 다시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새로 토허구역으로 묶인 용산에서도 반발이 거세다. 용산구 아파트 밀집 지역인 이촌동 C 공인중개사는 "전세를 맞추고 계약을 진행하던 계약자가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며 "괜히 강남(토허구역)을 풀어 집값이 급등하자 용산까지 불통이 튀었다"고 지적했다.
이촌동 D 공인중개사는 "전세를 낀 매물이 태반인데 당장 입주 가능한 믈건은 몇 개 되지 않아 거래 취소가 대거 나올 것"이라며 "정책 결정권자들이 오락가락하는 통해 계약자, 중개업소를 비롯해 실수요자인 서민들만 힘들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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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효과? "대출 규제에 갭투자 막혀"
강남 집값 급등이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을 비롯해 노도강(노원구·도봉·강북)으로 확산하는 모습을 보이자 정부는 풍선효과가 번지는 지역까지 규제 지역에 포함할 수 있다는 강경책을 내놨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풍선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서울 집값이 들썩이자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에 대출관리 강화를 주문하면서 대출규제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다주택자와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 신규대출 제한에 나섰다.
마포구 아현동 E 공인중개사는 "강남에 투자하거나 집을 사려는 사람들은 마포 등 다른 지역을 대체투자처로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마포나 인접지역까지 토허구역으로 지정해 규제하려는 명분을 만드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당분간 소강상태 접어들 것"
전문가들은 일단 가격이 급등했던 지역들의 거래가 제한됨에 따라 강남을 중심으로 불붙었던 시장이 당분간 소강상태에 이를 것으로 봤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서울의 3월 거래량은 2월 거래량에 미치지 못 할 것으로 본다"면서 "강남권에 들어가려던 수요가 한강벨트 쪽으로 이동할 수는 있지만 국토부가 거래시장 단속에 나선 데다, 대출규제도 강화하고 있는 만큼 풍선효과가 크지 않고 소강상태에 놓일 수 있어 당분간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강남권 갭투자가 막히면서 그 수요가 마포, 성동 등 인접지역에 풍선효과로 나타날 수 있다"며 "다만 주요지역의 거래가 막히고 하반기 추가 대출 규제가 계획된 만큼 풍선효과는 단기간 불거질 것으로 보이며, 서울 집값 흐름도 '상고하저'로 전환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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