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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싱크홀 생존자 “운전중 천둥소리에 정신 잃어…브레이크 안 밟아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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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홀에 빠질 뻔하다 튕겨나와 다시 도로 위로

정신 차린뒤 뒤돌아보니 커다란 구멍…창문으로 탈출”

25일 서울 강동구 명일동 대명초 인근 사거리에 발생한 싱크홀.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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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 도중 어디서 천둥 소리가 들리더니 그대로 정신을 잃었어요.”

24일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서 발생한 싱크홀 사고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허모 씨(48)는 25일 사고 당시 순간을 이렇게 설명했다.

전날 사고 당시 허 씨는 흰색 카니발 승용차를 운전 중이었고 싱크홀이 발생하는 순간 차가 구덩이에 빠지는 듯 싶더니 다시 튕겨나와 도로 위에 멈춰섰다. 이후 차 뒷 부분의 도로가 추가로 붕괴됐다.

이 사고로 허 씨는 오른쪽 허리, 다리, 머리 등을 다쳐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허 씨는 “천둥 소리와 함께 10초 정도 정신을 잃었던 것 같다”며 “정신을 차려보니 앞에는 차가 한 대도 안 보였고, 뒤를 돌아보니 커다란 구멍이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구멍에 다시 차가 빠질까 봐 다시 앞으로 가려는데 차가 움직이지 않고 문도 열리지 않아 창문으로 겨우 빠져나왔다”며 긴박한 상황을 설명했다.

허 씨는 “브레이크를 밟을 틈도 없이 사고가 발생했다”며 “오히려 차가 멈추지 않고 앞으로 계속 달린 덕분에 싱크홀에 추락하는 것을 피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강동구 둔촌동에서 사는 허 씨는 사고 지점을 매일 출퇴근 길에 지나다녔다고 한다.

사고 당일에도 일을 마치고 귀가하는 길이었다.

명일동 싱크홀은 24일 오후 6시 30분경 4, 5개 차로를 가로지를만큼 거대한 크기로 발생했다.

카니발 뒤에서 주행하다 싱크홀에 추락한 오토바이 운전자 30대 남성은 사고 발생 약 17시간 만에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도시기반시설본부 측은 9호선 지하철 연장 공사와 싱크홀 사고의 연관성에 대해 “연관성을 100% 배제하고 있지는 않다”며 “종합적인 조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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