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지름 20m, 깊이 20m의 대형 싱크홀(땅꺼짐)이 발생한 서울 강동구 한영외고 앞 도로에서 25일 경찰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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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강동구 명일동 대명초등학교 인근에서 지름 20m의 아스팔트 도로와 지반이 갑자기 함몰되며 깊이 20m의 큰 구멍이 생기는 땅꺼짐(싱크홀) 사고가 발생했다. 왕복 6차로 중 4개 차로와 인도까지 무너뜨린 대형 싱크홀에 피할 새도 없이 추락한 오토바이 운전자는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전국의 싱크홀 사고는 이미 이틀에 한 번꼴로 일어나는 일상사가 됐다. 갈수록 규모가 커지는 것도 걱정이다. 누구라도 피해자가 될 수 있고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땜질 처방에 그칠 게 아니라 근본 대책을 강구해야 할 때다.
무엇보다 싱크홀 전조 현상이 있었고 신고까지 접수됐는데도 피해를 막지 못한 건 따져봐야 할 일이다. 사고 지점 바로 옆 주유소는 이달 초에 이어 당일에도 바닥 갈라짐 등을 신고했지만 서울시와 강동구는 현장조사 결과 큰 이상이 없다며 별다른 안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국토부도 3개월 전 특별점검을 실시했지만 지하 동공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현장조사와 특별점검이 좀 더 철저했거나, 적어도 도로 통제라도 했다면 사람 목숨은 살릴 수 있었다. 정확한 사고 원인 조사 및 책임 규명과 함께 고질적인 ‘안전 불감증 싱크홀’부터 메워야 한다는 지적이 적잖다.
도심 싱크홀 현상이 잦아지는 건 무분별한 지하 공간 개발과 낡은 상하수도관에서 샌 물로 지반이 점점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에 사고가 난 곳과 서울 지하철 9호선 연장 공사장은 불과 100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지하철은 물론 대규모 지하 공간 개발 공사 시엔 지반 침하가 일어나지 않도록 사전 안전 대책을 대폭 강화해야 할 것이다. 서울시도 최근 10년간 싱크홀(223건) 사고의 30%는 상하수도관 노후 및 손상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기후변화로 폭우 등이 심해지는 것도 수명이 다한 상하수도관 교체를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이와 함께 싱크홀 발생 가능성이 큰 지역을 중심으로 지반과 지하 구조 등을 면밀하게 탐사, 정확한 땅속 지도를 완성하는 것도 사고 예방을 위해선 시급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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