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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트럼프 지켜본 현대차 31조 투자...민관 공조도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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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그제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미국 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정 회장은 “2028년까지 210억달러(31조원)의 대미 투자를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분야별 투자액은 자동차 생산 86억달러, 부품·물류·철강 61억달러, 미래산업·에너지 63억달러다. 세부 사업에는 루이지애나주 전기로 제철소 건설, 조지아주 자동차 공장 증설, 미래 신기술 투자 등이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는 미국에서 철강과 자동차를 생산하며, 그 결과 관세를 낼 필요가 없다”고 화답했다.

이로써 현대차그룹은 트럼프 관세전쟁의 포화에서 비켜나 글로벌 경영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트럼프 관세전쟁의 표적이 된 다른 나라 기업들이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을 감안하면 현대차그룹은 미국 시장에서 상대적 경쟁력 제고라는 이점도 누릴 수 있다. 현대차그룹이 트럼프 관세전쟁을 역이용해 오래전부터 추진해온 글로벌 현지화 전략을 더욱 강화한 셈이다.

정 회장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과 미국 노동자에 대한 우리의 헌신을 직접 확인해 보라”며 현대차그룹 제조시설 현장 방문을 요청했다. 그러고는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현대차그룹은 훌륭한 기업이며, 우리도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는 답변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웬만한 외교관은 저리가라 할 성과다. 정 회장의 백악관 투자 발표는 트럼프 관세전쟁에 대응하는 데 민관 공조가 필요할 뿐 아니라 효과적이기도 함을 보여준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이번 백악관 투자 발표가 성사되는 데는 외교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외교적·실무적 뒷받침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통상 정책과 외교가 개별 기업들의 글로벌 전략과 조밀하게 부합한다면 더 바람직한 일은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트럼프 행정부는 다음 달 2일 상호관세 조치를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와 별도로 자동차와 반도체 등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품목별 관세 제도도 조만간 도입할 방침이다. 그 과정에서 한국이 이른바 ‘더티 15국’에 포함돼 집중 타깃이 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정부는 통상 외교력을 총동원하고 민관 공조를 더욱 강화해 관세전쟁의 위기를 기회로 바꿔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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