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기업의 체감 경기가 5개월 만에 개선됐지만 다음달 전망이 악화되고 있어 회복세로 보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인천 중구 인천 선광남항야적장 모습. [헤럴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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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넉 달 연속 악화됐던 기업의 체감 경기가 3월 소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기준선을 크게 밑돌고 있는 데다 다음달 전망이 하락 전환한 만큼 경기 회복 흐름으로 풀이하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3월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지난달보다 1.4포인트 상승한 86.9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부터 하락세를 보였던 이 지수는 5개월 만에 상승 전환됐다.

CBSI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가운데 주요 지수(제조업 5개·비제조업 4개)를 바탕으로 산출한 심리 지표다. 지수가 100보다 크면 장기평균(2003~2024년)과 비교해 경제 전반에 대한 기업 심리가 낙관적이라는 뜻이고 100을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이혜영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반도체와 무선통신기기, 자동차의 수출 호조 등으로 매출이 증가하며 제조업 업황이 개선됐고 비제조업에서도 계절적 요인, 부동산 거래 증가 등으로 상황이 나아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이 전월 대비 1.8포인트 오른 91.9를, 비제조업이 1.2포인트 오른 82.9를 각각 기록했다. 제조업은 자금사정과 업황, 생산, 신규수주 등이 주요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고 비제조업 역시 업황과 자금사정 등이 기업 심리 회복을 견인했다.

다만 다음달 기업심리지수 전망은 전월 대비 2.4포인트 하락한 85.6으로 조사됐다. 제조업이 89.9로 전월보다 1.2포인트 내렸고 비제조업은 전월 대비 3.4포인트 내린 82.4로 파악됐다.

이 팀장은 “4월 미국의 상호관세가 어떻게 적용될지 정해진 바가 없어 불확실성이 커 이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관세정책과 관련해 자동차, 반도체와 같이 대미 수출이 큰 업종은 다음달에 안 좋을 것이라고 답했고 석유정제, 화학, 디스플레이, 조선 등 일부 업종은 반사이익을 기대한다고 했다”며 “상호관세 관련 내용이 나오면 (업종별로) 반응이 엇갈릴 수 있어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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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 업종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변화를 보면 제조업에서는 금속가공, 석유정제·코크스, 자동차를 중심으로 업황, 자금사정, 생산 등이 개선됐다. 금속가공은 방위산업·자동차 등 전방산업의 수요 증가로, 석유정제·코크스는 싱가포르 정제마진 개선에 따른 수익성 증가로 실적이 좋아졌다.

자동차의 경우 개별소비세 30% 인하에 따른 내수 판매 증가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조치 전 조기 선적에 따른 수출 증가의 영향이 있었다고 봤다.

3월 비제조업 실적은 부동산업, 운수창고업, 예술, 스포츠 및 여가관련 서비스업 등을 중심으로 업황, 매출 등이 나아졌다.

특히 부동산업은 서울시 토지거래허가제 완화 등으로 매출이 증가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이 팀장은 정부의 서울 주요 지역에 대한 토지거래허가제 재지정에 따라 부동산업 매출 증가 효과가 소멸하느냐는 질문에 “재지정 영향이 실제 거래에 어느 정도 반영될지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답했다.

전반적인 경기를 짓눌러왔던 건설업도 이달 업황과 매출이 소폭 개선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이 팀장은 계절적 요인이 크다며 “겨울이 워낙 건설업의 비수기라 날이 풀리면서 올라온 것 같다. 더 나아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4월 제조업은 전자·영상·통신장비, 전기장비 및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비제조업은 도소매업, 정보통신업, 건설업 등을 중심으로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기업들은 내다봤다.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까지 반영한 3월 경제심리지수(ESI)는 87.2로 2월보다 3.0포인트 내렸다. 계절적 요인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87.3)도 1.0포인트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