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작년 자동차 대미 수출 50조원 ‘비상’
AP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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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은 모든 자동차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24일 “며칠 안에 자동차에 관한 추가 관세를 발표할 것”이라고 하더니 이틀 만에 실제 발표에 나선 것.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자동차 관세 부과에 대해 ‘해방의 날(Liberation Day)의 시작’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전 세계를 상대로 한 상호관세 부과가 예정된 다음 달 2일을 그동안 ‘해방의 날’이라고 불러왔다. 특히 자동차는 한국의 핵심 대미 수출 품목인 만큼, 우리 산업계에 끼치는 충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한국은 미국에 347억4400만 달러(약 50조3800억 원)의 자동차를 수출했고, 한국 기업의 자동차 해외 수출액 중 미국 시장 비중은 거의 절반(49.1%)에 달했다.
● “자동차 관세, 전례 없는 방식으로 美산업 성장 촉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 집무실(오벌오피스)에서 이번 관세 부과 관련 행정명령 서명식을 갖고 “우리는 실질적으로 (자동차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게 된다”며 “미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한다면, 관세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 행정명령은 자동차 산업에 엄청난 성장을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관세 부과 조치가 “이전에 본 적 없는 방식으로 (미국 산업의) 성장을 촉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내가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에는 우리의 모든 (자동차) 공장들이 멕시코, 캐나다, 그리고 다른 나라들에 지어지고 있었다”면서 “이제 그런 공장들 (건설이) 대부분이 중단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본 자동차 회사인 혼다가 최근 멕시코에서 미국 인디애나주로 일부 차량 생산 지역을 변경한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혼다가 세계에서 가장 큰 공장 중 하나를 짓고 있으며, 이미 시작했다”며 “그들은 이 (관세 부과) 조치가 없었다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 것.
앞서 1월 20일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12일 철강·알루미늄에 대해 ‘품목별 관세’를 처음으로 부과한 바 있다. 이날 발표로 자동차도 이제 ‘관세 리스트’에 추가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미국이 수입하는 자동차에 4월 2일경 관세를 도입하겠다고 밝혔고, 그 나흘 뒤인 18일에는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에 최소 25%의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예고했다. 또 그 하루 지난 19일에는 관세 부과 시점을 “한 달 내”라고 말해 3월 중에 관세 부과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미국에 347억4400만 달러의 자동차를 수출한 반면, 같은 기간 한국의 미국산 자동차 수입은 21억 달러(약 3조 원)에 그쳤다. 미 상무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차량의 16.8%가 한국(8.6%)과 일본(8.2%)에서 생산돼 역대 최대 점유율을 나타냈다. 지난달 자동차 수출이 1년 전보다 18% 가까이 늘어나며 역대 2월 중 처음으로 60억 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한미 양국은 그동안 자유뮤역협정(FTA)을 체결해 서로 자동차에 관세를 거의 물리지 않았지만, 관세 부과 조치가 현실화되면서 자동차 산업은 물론 한국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게 될 거란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국내 전체 수출에서 자동차 비중은 10.4%로 반도체(20.8%) 다음으로 컸다. 자동차는 철강, 배터리 등 다른 산업에 주는 영향도 크다. 또 대체재가 드문 한국산 반도체와 달리 자동차는 대체재가 많아 관세로 가격 경쟁력이 하락하면 미국 수출이 큰 타격을 입는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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