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경북 지역에서 6일째 번지고 있는 산불의 최초 발화 지점인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한 묘소 인근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된 가운데 주변 산림이 폐허가 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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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산불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단비'를 기다려 온 산불 피해 지역에는 강수량이 미미하다. 특히 강한 바람의 영향으로 따뜻한 공기들이 불어와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어 추가 피해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27일 기상청에 따르면, 오후 3시 30분 기준 산불 피해 지역인 안동·의성·무주·포항·영양·대구·영덕 등의 강수량(일 강수량)은 기록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다. 엿새째 산불이 이어지고 있는 울산시 울주군에는 일부 지역에서 약한 비가 내려 오후 3시 30분 기준 0.5~1.5㎜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반면 제주 산지의 경우 10㎜를 훌쩍 넘는 양의 강수량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제주 삼각봉의 경우 오후 2시 기준 35.5㎜의 강수량이 기록돼 전국에서 가장 많이 비가 내렸다. 이외에도 수도권은 서울 0.2㎜, 인천 0.3㎜, 수원 0.2㎜, 파주 2.4㎜ 정도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다행히 산불 피해 지역엔 늦은 오후 쯤부터 비가 예보됐지만 대체로 5mm 안팎이다. 예상 강수량은 전남남해안과 부산·경남남해안 5~10㎜, 울산과 경남 5㎜ 내외, 강원내륙·강원산지·충청·호남·대구·경북·경남서부내륙·울릉도·독도 5㎜ 미만이다.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산발적으로 내리는 비가 동쪽에 위치한 산불 피해 지역들로 이동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이들 지역에는 이날 뒤늦게 비가 내릴 예정이다. 기상청 우진규 통보관은 "비구름대가 이동하는 과정으로 늦은 오후에 (경북 지역에)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며 "오후 3시 40분 기준 해당 지역에 비구름대가 조금씩 발달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현재로선 습도와 바람도 진화 작업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기준 기상청은 구미·경산·고령·칠곡·상주·영덕·울진평지·포항·경주에는 건조 경보를, 강원·충북·전남·전북(무주·남원)·경북(영천·안동·의성·청송 등)·경남 등에는 건조주의보를 발령한 상태다.

기상청은 바람 상황에 대해서도 "고온건조한 공기들이 서풍을 따라 유입됐고 평년보다 강한 바람이 형성됐다"며 "(이런 영향으로) 서쪽 지방 중심으로 3월달 최고 기온 중 극값을 기록하는 곳이 많았고 최대 순간 풍속도 극값을 기록하는 등 바람들이 평년에 비해 강한 형태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주말에도 일부 지역에서는 비가 예정돼있으나 산불 피해 지역과는 거리가 있다. 28일 강원동해안·산지와 경북북부동해안·북동산지에 각각 5㎜ 내외와 1㎜ 내외, 29일에는 우리나라 북쪽에 기압골이 지나가며 경기동부·강원내륙·강원산지에 1㎜ 안팎 비가 내릴 전망이다. 이후 다음 주 주말까지 비 소식은 없다.

건조하고 강한 바람도 계속될 전망이다. 비구름대를 수반하는 저기압이 동쪽으로 빠져나가 서쪽으로부터 고기압이 확장되면서 만들어지는 차고 건조한 북서풍의 영향으로 28일에는 최대 순간풍속 초속 10~20m의 강한 북서풍이 불겠다.

기상청은 "대기가 건조한 날이 많겠고, 특히 동쪽 지역을 중심으로 대기가 매우 건조하겠으니 산불 등 각종 화재 예방에 유의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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