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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1 (월)

北 ‘하늘의 지휘소’ 조기경보기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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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직접 탑승한 사진 보도

수송기 위에 ‘원형레이돔’ 장착

“北 공중전 지휘통제 강화” 관측

성능 의문… 배치는 시간 걸릴 듯

북한이 27일 ‘하늘의 지휘소’라 불리는 공중조기경보통제기를 처음 공개했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이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공중조기경보통제기로 보이는 기체에 탑승, 간부들에게 지시하는 사진을 보도했다. 북한은 이 항공기가 착륙장치를 내린 상태로 공중에 떠 있는 사진도 공개했다. 다만 북한은 사진으로만 공개를 하고 기사로는 언급하지 않았다.

성능시험 참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이 개발 중인 공중조기경보 통제기가 이륙하는 모습을 공항 관제탑에서 지켜보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27일 김 위원장이 신형 무인정찰기와 자폭무인기 등을 점검하고 성능시험을 지켜봤다고 전하며 김 위원장의 참관 모습이 담긴 여러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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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공개한 조기경보기는 외형상 러시아산 일류신(IL)-76 수송기 동체 위에 레이돔(radome)을 장착한 형상이다. 레이돔은 레이더와 돔의 합성어로, 항공기 외부에 부착한 레이더 안테나의 방수·방진용 덮개다. IL-76에 원형 레이돔을 설치한 형태는 러시아 A-50 조기경보기에서 가장 먼저 이뤄졌고, 중국 KJ-2000 등에서도 적용됐다.

북한 조기경보기도 원형 레이돔을 갖췄고, 원 안에 삼각형이 그려졌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가 지난달 평양 순안공항에서 개조 중인 조기경보기를 찍은 상업위성사진에도 레이돔에 삼각형이 선명히 드러나 있다. 세 방향을 각각 고정 감시하는 레이더가 내부에 배치됐다는 의미로 추정된다. 이 같은 형태는 중국 KJ-2000과 유사한 모습이다. 고정형 레이더는 회전 시 뒷면의 감시 공백이 발생하는 회전형보다 성능이 뛰어나다.

북한이 처음으로 공개한 공중조기경보통제기로 보이는 비행기의 내부 모습.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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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공군이 조기경보기를 본격적으로 운용하면 북한 방공망과 공중전투지휘통제 능력이 강화되어 한국 공군에 위협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반면 실제 능력에 의문도 제기된다. E-737(피스아이)과 P-8A 해상초계기 등은 모니터들이 기체 양옆에 부착되어 있고, 모니터를 쓰는 운용요원들은 서로를 등지고 앉는다.

넓은 기체 중앙통로를 지휘관이 오가면서 상황을 빠르게 확인하고 명령하는 데 유리하다. 반면 북한 매체가 공개한 조기경보기 내부 사진에는 운용요원들이 앞쪽을 향해 3열로 앉아 있다. 전투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조기경보기를) 만들어보지 않은 북한이 독자적으로 제작한 것이 엿보이는, 독특한 북한식 스타일”이라며 “그래도 없는 것과 있는 것은 (공중전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비용과 부품 국산화 등의 문제로 실질적인 전투력을 발휘할 정도의 성능과 수량을 갖추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현지지도를 하면서 현행 생산이 가능한 것들은 장황하게 설명하지만, 중장기 과제로 보는 경우는 보도량을 조절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수찬·김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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