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산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공식화한 27일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들에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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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미국에 수입되는 모든 외국산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자동차는 오는 4월3일부터, 자동차부품은 5월3일 이전 관보 게재일부터 발효된다.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은 대미 수출 1, 3위 품목으로 한국 경제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를 대상으로 최대한 관세 유예와 면제 등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한편, 비슷한 처지에 있는 국가들과 공동 대응도 모색해야 한다.
미국의 이번 조처는 통상으로 먹고사는 우리 경제에 상당한 파장을 초래할 수 있다. 자동차는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에 이어 2위를 차지하는 핵심 품목이다. 또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지난해 347억달러(약 50조8500억원)로 전체 자동차 수출액의 절반에 이를 정도로 대미 수출 비중이 높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미국 판매 물량의 약 60%를 한국에서 직접 수출하거나 멕시코에서 우회 수출했다. 현지 생산 확대로 돌파한다는 구상이지만 공장을 짓고 가동하는 데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다. 생산능력을 확충하더라도 여전히 절반 이상 물량이 관세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한국지엠은 국내 생산량의 85%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어 더 심각하다. 사업 축소 혹은 철수까지 걱정해야 할 판이다. 이번 조처로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이 지난해보다 19%나 감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 실적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
정부가 최대한 관세 유예나 면제를 받아낼 수 있도록 외교 역량을 쏟아야 한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도 철강 관세 부과 압박에 대해 수출량을 제한하는 쿼터제로 타협을 끌어낸 바 있다. 트럼프가 이번엔 “예외가 없다”고 말하고 있으나, 거래를 선호하는 그의 성격상 여지는 열려 있다고 봐야 한다. 우리 기업들이 미국의 산업 부흥 정책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점을 내세워야 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미국의 최대 외국인직접투자(FDI) 국가로 오른 데 이어, 트럼프 2기 들어서도 현대차그룹과 대한항공이 각각 대규모 대미 투자(31조원), 미국산 여객기 구매(48조원) 계획을 발표했다.
아울러, 유럽연합(EU)·일본·캐나다·멕시코 등과 함께 자유무역체제를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내야 한다. 유럽연합과 일본, 캐나다는 “깊은 유감”을 표명했는데, 우리 정부는 이렇다 할 반응이 없다. 미국이 명백히 잘못된 방향으로 갈 때는 이를 바로잡는 데도 힘을 보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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