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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보수, 尹 정부와 전혀 다른 정권 준비해야" [월간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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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격 인터뷰 홍준표 대구시장의 '제7공화국'론



“차기 대통령이 개헌하고, 차차기 대통령이 7공화국 초대 대통령 돼야”

“이재명, 문재인 정부보다 가혹할 것…윤 대통령 부부, 실세들 다 보낸다”

“대선은 메시지 전쟁…유튜브, 페이스북 등 SNS 통해 열흘이면 판 뒤집어”

“태생적 정치 편향 가진 헌법재판소 폐지하고 대법원에 헌법재판부 설치”

“이준석과 통합할 사람은 나밖에 없어…20·30세대가 저의 지지기반”

홍준표 대구시장과의 인터뷰는 3월 11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대구시 서울사무소에서 이뤄졌다.

사흘 전인 3월 8일엔 윤석열 대통령이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으로 석방됐다. 윤 대통령의 복귀가 전혀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는 기대 심리가 보수 진영에서 부풀었다. 더불어 윤 대통령 탄핵 인용을 전제로 하는 정치권 조기 대선 논의는 주춤해졌다. 몸풀기에 나서려던 여권의 잠룡들도 자세를 낮췄다. 이는 불과 사나흘 동안 일어난 변화들이다. 이보다 짧은 미래에 또 어떤 전환이 실현될지도 모를 일이다. 탄핵 정국은 살얼음판이다. 오늘의 전제와 관측이 내일엔 공허하고 무의미해질 수 있다.

홍 시장은 이런 가변적 환경에서 자신의 스탠스를 유지하고자 했다. ‘계엄은 부적절, 탄핵은 반대’라는 원칙에 충실했다. 나아가 뜻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가올 도전에 응전할 태세는 갖춰야 한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예컨대 헌재에서 탄핵이 기각될 경우의 대한민국이 수행해야 할 국가 재구성 과제를 적시했다. 또 탄핵이 인용될 경우의 보수 재건 방법론도 언급했다.

홍 시장은 “탄핵 국면이 지나면 선진국 체제로 나라의 모든 기본 틀을 바꾸는 준비에 충분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한다”며 ‘제7공화국 개헌론’을 제안했다. 탄핵이 인용되는 때엔 “야당의 정권 교체론에 맞서 새로운 세상, 새로운 정권 창출론으로 맞서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좌파가 진영 정치를 장악했다면, 우파는 진영 정치를 초월해야 한다는 게 홍 시장의 탄핵 정국 리더십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3월 11일 월간중앙과의 인터뷰에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안보, 대북 정책에까지 선진국 체제에걸맞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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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법원의 윤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으로 공수처 내란죄 수사의 적법성에 의문이 제기됐습니다.

A : “저는 공수처 설치가 옥상옥(屋上屋)이라며 수없이 반대했어요. 공수처는 수사권 관련 법령과 판단도 없는 상태에서 출범부터 한 게 됩니다. 공수처가 왜 엉터리 같은 기관이고, 또 수사 능력이 없는지 이번에 다 입증됐지요. 공수처는 폐지해야 마땅합니다.”

Q : 대안은 뭔가요?

A : “국가 수사기관을 일원화한 국가수사청을 만들어야 합니다. 모든 수사를 경찰로부터 독립된 이 기구에서 합니다. 검찰의 수사권도 폐지해야 합니다. 검찰은 공소유지를 위한 보완 수사권만 가지고, 기소와 공판에만 관여토록 하는 것이죠. 국가수사청에 영장청구권을 줘서, 이 기관 수사관들이 검찰을 거치지 않고 바로 법원에 영장을 청구할 수 있을 겁니다.”

Q : 기존 경찰청 기능도 바뀌겠군요.

A : “경찰은 지자체 업무, 경비, 안전 등을 담당하고 수사에서는 손을 떼게 됩니다. 수사는 국가수사청에서 전담하고요. 경찰의 수사 기능이 국가수사청으로 넘어가면, 경찰의 인원도 대폭 줄어야죠. 검찰청 인원도 확 감소합니다. 검찰청의 검사 인원이 국가수사청에 흡수되니까요. 제가 지금 마무리하고 있는 〈제7공화국, 선진대국시대를 연다(가칭)〉에 이런 내용을 담는 중입니다.”



“여론 압력 못 견디는 헌재 필요 없어”



Q : 7공화국, 선진대국의 핵심 포인트를 짚어준다면?

A : “선진국 체제로 나라의 모든 기본 틀을 바꾸자는 겁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안보, 대북 정책에까지 선진국 체제에 걸맞은 변화를 줄 예정입니다. 이런 내용이 제7공화국 헌법에 다 반영되는 것이죠. 헌법재판소를 폐지하는 대신 대법원에 헌법재판부를 두는 내용도 있습니다.”

Q : 헌법재판부는 헌법재판소와 뭐가 달라지나요?

A : “독일은 헌법재판관 임명에 국회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필요로 합니다. 이념적으로 편향된 사람은 못 들어가게 하는 것이죠. 우리가 독일식을 따랐지만 구성 방식은 달라요. 우리는 국회의원 과반수 동의로 임명이 가능해요. 또 대통령, 국회, 대법원에서 각 3인씩 추천하죠. 좌파 대통령이 오면 대법원장도 그 사람이 임명하니까 당장 6명이 편향된 사람으로 채워집니다. 헌재는 구성 단계부터 시빗거리가 됩니다. 헌법재판소가 중립성을 못 가지게 딱 만들어놓은 것이죠. 헌재를 폐지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참에 우리도 미국처럼 대법원 산하에 헌법재판부를 둬서, 대법관 4명이 통상 업무를 전담케 하고, 정당 해산과 탄핵 사건은 전원 재판부에 회부하면 여론을 타지 않고 재판이 가능합니다.”

Q : 대통령이 임명하는 대법원장 아래 헌법재판부를 두는 것도 결국 편향의 우려를 낳지 않을까요?

A : “그렇지 않아요. 대법원은 사법기관이라 법에 따라 움직입니다. 여론에 휘둘려 하는 억지 재판은 없어요. 우리 헌법재판소는 앞서 말했듯 태어날 때부터 성격이 정치적 사법기관입니다. 정치적인 문제를 사법적으로 타협하는 기관이에요. 이걸 대법원으로 가져가면 순수 사법기관으로 거듭나요. 정치적 타협의 여지가 없는 기관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죠.”



“인용 시, 국민의힘 아닌 대통령이 탄핵된 것”



Q : 헌재의 선고가 임박해 있습니다. 어떤 결론을 기대하나요?

A : “저는 계엄은 부적절했지만, 탄핵은 반대한다는 입장입니다. 대통령이 복귀해 나라를 정상화하는 조처를 해주기를 바랍니다. 여느 때와 달라서 탄핵 찬반 여론이 팽팽합니다. 제 페이스북에도 썼지만 진영 논리가 아닌 국민적 통합을 이룰 수 있는 헌정사에길이 남는 판결을 기대합니다.”

Q : 개헌이 그리 쉬워 보이지는 않습니다.

A : “헌법 개정은 1~2년 갖고 할 수 없어요. 미래 100년을 내다보는 새 틀을 만드는 작업인데 후다닥 개정해서 되겠습니까. 여야가 충분한 시간을 두고 머리를 맞대야 합니다. 이는 차기 대선에서 당선되는 대통령이 의지를 갖고 임해야 하는 사안이에요. 개헌을 통해 7공화국 체제 기반을 만들어주고, 차차기 대통령을 7공화국 초대 대통령으로 선출하는 거죠. 백년대계(百年大計)의 틀을 만든다는 점에서 다음 대통령은 정략에 휩쓸리는 사람이 돼서는 안 되는 겁니다.”

Q : 윤 대통령도 복귀할 경우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했지요?

A : “예. 윤 대통령도 헌재 변론 종결 당시 만약 탄핵이 기각되면 임기에 연연해 하지 않고 정치 개혁과 개헌에 나서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탄핵 기각으로 복귀한 대통령이 그런 추동력을 가질 수 있을까요? 대통령의 권위라는 것은 한번 땅에 떨어지면 일으켜 세우기가 참 어렵습니다. 그래서 걱정스럽게 보고 있습니다. 다음 대통령이 7공화국, 선진국으로 가는 개헌을 주도해야 합니다.”

Q : 다음 대선의 시대정신, 국민적 여망은 어떤 방식으로 표출될까요?

A : “여야 충돌, 좌우 격돌 체제를 다음 정부에도 끌고 갈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신세계를 만들 것인지 국민이 결정할 문제입니다.”

Q : 일각에서는 조기 대선이 된다면 계엄과 탄핵에 대한 책임을 묻는 선거로 갈 것으로 보기도 합니다만.

A : “지금 언론이나 사람들이 보는 것과 저는 상당히 달리 봐요. 다음 대선 구도를 정권 교체론과 정권 연장론의 싸움으로 가져가서는 안 됩니다. 이 프레임으로 가면 우리가 못 이겨요. 야당이 정권 교체론을 들고 나오면 우리는 새로운 세상, 새로운 정권 창출론으로 맞받아쳐야 합니다. 보수는 윤석열 정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정권을 수립하는 것이죠.”

Q : 부연설명을 한다면?

A : “윤석열 정권을 승계하는 게 아니고, 윤석열 정권과 단절하고 전혀 새로운 정권 만든다는 거예요. 신(新)정권창출론입니다. 윤석열 정권을 연장해서 가는 게 아니라는 뜻에서 말이죠.”

Q : 그럼 윤 대통령과 선을 긋는다는 말인가요?

A : “선을 끊는다고는 얘기 안 했어요. 제 표현은 윤 대통령을 승계하는 그런 정부는 안 맞는다는 이 말입니다. 승계하지 않는 것과 선을 끊는다는 것은 다른 거죠. 새로운 사람이 나와서 그 사람을 중심으로 새로운 세상을 만든다는 거죠. 윤 대통령하고 선을 긋고, 안 긋고와는 무관하죠. 선을 긋는다는 건 기자들의 편 가르기 시각입니다.”

Q : 국민의힘 간판으로 대선에 나서면 윤석열 정부와 동일한 정권으로 비치지 않을까요?

A : “국민의 힘이 탄핵당한 게 아니고 어떻게 보면 윤석열 대통령 개인이 탄핵당한 겁니다.”

홍준표(앞줄 오른쪽) 대구시장이 3월 5일 서울 여의도 국회를 방문해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에 반대하며 무기한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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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에서 홍준표 거부감 없어”



Q :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은 공동운명체 아닌가요?

A : “책임이 있겠죠. 하지만 전부 당의 책임이라고 보기는 어렵지요. 그래서 새로운 신세계론, 새로운 정권수립을 들고 나선다는 말입니다. 이게 돼야 윤 대통령도 명예회복을 하겠죠. 이재명 대표가 되면 문재인 정부보다 더 가혹할 겁니다. 윤 대통령만 보내려하겠어요? 부인은 안 보내려고 하겠어요? 거기 있던 실세들은 다 처단하려 들겠지요. (이 대표) 자신이 심하게 당했으니까요.”

Q : 홍 시장이 보는 이재명 대표는 어떤 정치인인가요?

A : “이 대표가 집권하면 나라가 망합니다. 왜 망하느냐고요? 이 대표의 행적을 보세요. 숨 쉬는 것 빼고는 다 거짓말입니다. 거짓말로 정치해온 사람입니다. 그래서 대통령이 될 리도 없고, 될 수도 없어요. 저는 이 대표가 말하는 것 중 하나도 믿는 게 없어요. 자기 혼자 떠드는 겁니다. 더는 언급할 가치가 없어요.”

Q : 이재명 정부가 들어설 경우의 풍경을 그려 본다면?

A : “192석이라는 사상 최대 의석을 가진 야권이 행정권까지 갖게 되면 히틀러의 전체주의 정부가 되는 겁니다. 여기에 견제 수단이 어디 있어요? (다음 대선에서) 강력한 우파 정권이 들어서야 난폭한 국회를 견제하고, 달래도 가면서 나라를 운영할 수 있는겁니다.”

Q : 결국 대선은 캐스팅보트를 쥔 중간층, 중도층의 선택이 중요하겠군요.

A : “그래서 대선을 프레임 전쟁이라고 하는 겁니다. 대선은 조직 싸움이 아닙니다. 대선은 메시지 전쟁입니다. 어떻게 마케팅을 하고, 메시지를 던지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확확 바뀌는 세상인 거죠. 예전과 달리 지금은 매체가 다양해요. 유튜브, 페이스북, X(옛 트위터) 등 소통 수단이 너무나 많아졌어요. 화두(話頭)를 만들어가는 건 일주일이면 충분합니다.”

Q : 홍 시장이 구상하는 ‘새로운 세상’이 궁금하네요?

A : “지금 야권이 주장하는 정권교체론은 우파에서 좌파로 정권을 넘기자는 좌우 대립적 논리밖에 안 돼요. 저는 좌우를 통합하고, 공존케 하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자는 겁니다. 선진대국으로 가는 새로운 정권을 창출하는 게 제 구상입니다. 만약 제가 (대선에) 나간다면 절대 정권 교체론, 정권 연장론에 얽매이지 않을 겁니다. 정권 교체? 좋아요. 정권 교체하자고 하겠어요. 제가 만드는 정권은 완전히 새로운 세상, 미래 세대를 위한 새로운 세상이거든요.”

Q : 보수 진영에도 승산이 있다는 말이군요.

A :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와 지금은 판이하게 다르다고 봅니다. 이번에 만에 하나 조기 대선이 생기면 절대 그런 양상으로는 안 가죠. 먼저 보수 주자들이 뭉치잖아요. 또 중도층은 기본적으로 스윙보터(선거 때마다 지지 정당을 바꾸는 유권자)층입니다. 메시지와 메신저가 어떻게 신뢰성을 주는가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어요.”

Q : 좌우를 통합한다고 했는데, 우리나라에 그런 역량이 남아 있기는 한가요?

A : “우선 인사에서 대탕평을 하고, 국회와 소통, 협력할 수 있는 라인을 만들어야 합니다. 야당이 국정에 함께 협력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드는 것이죠. 제가 30년을 정치했습니다. 야당에도 소통되는 사람, 터놓고 얘기하는 사람이 많아요. 제 집사람이 전라도 사람입니다. 저는 전북도민, 광주시민으로 1년 4개월 살았습니다. 전라도에 가면 홍준표에 대한 거부 반응은 없습니다. 2021년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당시 호남에서의 제 지지율이 꽤 높았습니다.”

홍준표(왼쪽 둘째) 대구시장은 2021년 11월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당시 관권 선거 중단과 이재명 후보 대장동 비리 특검을 촉구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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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 안 보고, 의지대로 사니 20·30세대가 호감”



Q : 지금은 국민의힘 안에서 지지율을 끌어 올리는 것도 중요해 보입니다.

A : “(지금 지지율은) 의미가 없는 겁니다. 2021년 8월 대선 출마 선언할 당시 제 지지율이 4%였습니다. 당시 윤석열 후보는 42%였죠. 두 달 뒤 저는 48%, 윤 후보는 37%였습니다. 지금 시점의 지지율 조사는 그저 경향성만 보는 것에 불과해요.”

Q : 만약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면 경선 기간이 20일 남짓할 텐데요. 뒤집기에 촉박하진 않을까요?

A : “지금은 소통 수단이 워낙 많아져 여론 형성 속도도 빨라졌습니다. 지금은 10일이면 됩니다.”

Q : 다음 대선은 ‘이재명 대표를 선택할 것인가, 말 것인가’의 싸움이라고 보는 전문가도 있더군요.

A : “이 대표를 선택하면 나라는 망하는 겁니다. 대한민국 국민 수준이 그렇게까지 타락했다고 보지 않습니다. 그건 진영 논리거든요. 같은 진영이라면 도둑놈, 개망나니라도 지지해요. 이런 진영 논리가 계속되면 대한민국이 온전한 나라로 남겠어요? 지금 이대표 절대 불가론이 50% 가까이 되잖아요. 그러면 대통령 안 되는 겁니다.”

Q : 홍 시장은 MZ세대로 일컬어지는 20·30세대와 친밀감을 유지하는 정치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동력을 설명하자면?

A : “첫째 눈치를 안 보고 살기 때문일 겁니다. 자기 의지대로 산다는 거죠. 둘째는 말을 빙빙 돌리지 않습니다. 저는 좋으면 좋은 것이고, 싫으면 싫다고 말하죠. 제 나이 70인데도 젊은 친구들이 ‘할배’를 좋아하는 건 코드가 맞기 때문이죠. 여론조사에서 제주요 지지층은 20·30세대입니다. 다음 대선에서도 20·30세대가 선택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될 겁니다.”

Q : 본인은 다소 직설적인 편이라 별로 친절해 보이는 것도 아닌데도 말이죠.

A : “트럼프 대통령이 친절한 정치인입니까? 트럼프가 왜 대선에서 압승했겠어요? 미국의 거의 모든 주요 언론은 반(反)트럼프였어요. 트럼프는 트위터(현 X)로 이런 기울어진 운동장을 극복합니다. 기성 언론 카르텔이 뭉쳐서 반대해도 트럼프는 SNS로 돌파했습니다. 우리나라도 매체가 워낙 다양해졌어요. 얼마든지 트럼프처럼 가능한 시대가 된 것이지요.”

Q :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도 잘 통하는 편인가요?

A : “제가 과거 자유한국당 대표로 있을 때 바른정당의 이준석이 매일 아침에 하는 첫 마디가 저를 비난하는 거였어요. ‘홍준표는 출근 전에 거울을 보면서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 세 번 외치고 오라’는 조롱 섞인 얘기도 했어요. 그 뒤로 제가 21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을 선거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어요. 얼마 뒤 이준석 의원이 대구에 왔어요. 저녁을 함께하는 자리에서 ‘대표님 예전에 비난했던 거 사과한다’고 하더군요. 그때 저는 ‘그건 내가 잊어버렸다’고 했어요. 그 뒤로 친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나중에 이 의원이 국민의힘 당대표에서 쫓겨날 때도 제가 옹호해줬어요. 이 의원하고는 지금도 가끔 커뮤니케이션을 해요. 똑똑한 사람입니다. 자기 할 말 다하고 사는 사람입니다. 저랑 비슷하지요.”

Q : 이 의원과 힘을 합쳐야 보수에도 희망이 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A : “이 의원과 통합할 수 있는 사람은 유일하게 나밖에 없을 거예요. 그렇게만 알고 있으면 돼요.”

Q :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대하는 걸 보면 기존의 동맹, 우방의 개념도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가변적 요소 같습니다.

A :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가까운 사이입니다. 그래서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러시아 편을 드는 것이죠. 남북문제는 다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문제를 우크라이나 사태처럼 끌고 가진 못할 겁니다. 대한민국은 세계 10대 경제 강국입니다. 첨단산업 분야에는 6대 강국이기도 하지요. 군사력이 세계 5위의 군사 대국인 대한민국을 함부로 할 수 있겠어요.”

홍준표 대구시장은 4년 전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치열한 접전을 펼친 바 있다. 2021년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만난 두 사람.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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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 사기꾼에게 나라가 흔들려서야”



Q : 선거 브로커 명태균 씨가 여권의 대선 가도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요?

A : “명태균 특검을 하든, 중앙지검 전체가 달려들어 수사하든, 해보라고 하세요. 저는 그런 사기꾼하고 작당한 일이 없습니다. 제가 30년 동안 정치를 하면서 직계 조직, 방계 조직이 적지 않아요. 밑에 사람들이 하는 일을 제가 어떻게 사사건건 알 수 있나요. 그중 몇몇이 명태균 씨와 어울려 다니며 자기들끼리 사적 거래를 한 것입니다. 지금 들어보면 민주당 요구가 홍준표를 잡아달라는 것 아닙니까? 명 씨는 자기가 석방되려고 제게 온갖 거짓말을 하는 겁니다. 우리가 고발도 아마 열 번째 들어갔을 겁니다. 고발 잘못하면 바로 무고죄가 됩니다. (저쪽에서) 물어뜯으면 뜯을수록 고발은 또 들어갑니다. 제가 연루됐다면 이렇게 큰소리칠 수 있겠습니까? 답답해요. 그런 사기꾼한테 놀아나는 나라가 되는 게 진짜 딱한 거죠.”

홍준표 대구시장은 2012년 진영에 얽매이지 않는 방송 토크쇼 앵커를 지망하기도 했다. 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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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2012년 총선 뒤 방송 토크쇼 진행자의 길로 접어들 직전에 경남지사 보궐선거에 나섰지요. 방송으로 갔다면 인생이 어떻게 펼쳐졌을까요?

A : “그게 JTBC 주말 토크쇼 MC였어요. 아마 그랬다면 JTBC 앵커를 손석희 씨 다음으로 제가 했겠지요. 제가 소질이 조금 있으니까요(웃음). 그랬다면 방송인으로 끝났을 거예요. 정계에 안 들어왔을 겁니다. 그땐 정계를 은퇴하고 방송인으로 가려고 했거든요. 진영에 얽매이지 않고 정말 편하게 방송 한번 해보고 싶었어요.”

박성현 월간중앙 지역전문위원 park.sunghyun@joongang.co.kr

사진 김상선 기자 kim.sang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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