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기고서 "하드파워도, 소프트파워도 아닌 '멍청한 파워' 접근"
"트럼프, 적국 아닌 '워크'와 싸우는 중…국가안보 걸고 도박하고 있어"
1월 20일(현지시간) 미 의회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참석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 |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이 2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멍청하다'(dumb)고 평가하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얼마나 더 멍청해질 수 있나'(How Much Dumber Will This Get?)란 제목의 글을 기고해 트럼프 정부의 대외정책을 정면으로 비난했다.
그는 "나를 괴롭히는 건 위선이 아니라 멍청함"이라며 민간 메신저에서 논의된 트럼프 정부 고위 안보 당국자들의 전쟁 계획 유출을 언급했다.
이어 미 핵무기 보호 임무를 맡은 연방 공무원 수백명을 해고한 것도, 에볼라 바이러스가 아프리카가 퍼지는 상황에서 전염병과의 싸움을 중단한 것도 '멍청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군의 '하드파워'와 외교, 개발지원, 경제·문화적 영향력의 '소프트파워'가 합쳐질 때 미국은 초강대국이 된다고 강조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 방식은 '멍청한 파워'(dumb power)라고 일갈했다.
또 변화하는 위협을 반영해 의회와 군 예산 현대화에 협력하는 대신 정당성 없이 최고 장성들을 자르고 대량 해고로 정보기관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는 발이 아니라 우리의 머리를 쏘고 있다"는 전직 정보 고위 당국자의 발언을 인용하기도 했다.
2016년 10월 19일(현지시간) 대선 토론 당시 힐러리·트럼프 후보 |
클린턴 전 장관은 소프트파워 역시 망가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전직 국무장관으로서 미 대사관과 영사관을 폐쇄하고, 외교관들을 해고하고, 국제개발처(USAID)를 파괴하려는 트럼프 행정부 계획에 경악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사관은 본국의 정책 결정을 알리는 눈과 귀이며, 외국의 대테러부대 훈련과 미 기업의 새 시장 진출을 돕는 것은 미국의 안전과 번영을 지키는 활동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외교가 비용면에서 효율적이고, 전쟁은 예방하는 것이 싸우는 것보다 저렴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정부의 접근방식을 나무를 베어 전부 태우는 '화전식'(slash-and-burn)이라 부르며 "그들은 정부를 재창조하는 게 아니라 파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 모든 것이 멍청하고 위험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같은 독재자들과 밀착해 미 동맹을 폭파하고, 법치주의를 훼손해 미국의 도덕적 영향력을 짓밟고 있다고 질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를 망치고 국가 부채를 폭증시키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미국이 노골적인 부패와 법 위에 군림하는 지도자가 있는 '바나나 공화국'(비민주적 후진국가)처럼 운영된다면 미국은 그 논쟁에서 패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어쩌면 트럼프 대통령은 19세기 세력권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지도 모른다"며 "어쩌면 사적인 원한에 이끌려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 것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사업가로서, 그는 애틀랜틱 시티 카지노를 파산시켰다"며 "지금 그는 미국 국가안보를 걸고 도박하고 있다"고도 직격했다.
그가 언급한 '단체 채팅의 실수'는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안보 당국자들이 민간 메신저 채팅방에서 전쟁계획을 논의하고 이를 유출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거센 논란에 휘말린 것을 지칭하는 것이다.
noma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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