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식으로 구내식당 운영
입사 시 최소 150식 필수
학생 "사실상 강매" 토로
세종대학교가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기숙사에 입주하려면 구내식당 식권을 반드시 구매하도록 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번 학기부터는 미사용 식권에 대한 환불도 불가한 상황이다. 사진은 세종대학교 행복기숙사 새날관 전경. /정인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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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정인지 기자] 세종대학교 기숙사가 학생들에게 구내식당 식권을 반드시 구매하도록 하면서 강매 논란이 일고 있다. 미사용 식권 환불도 불가능하게 규정을 바꾸면서 학생들 불만이 커진다. 학교 측은 "기숙사 운영은 재단 소관"이라며 손을 놓고 있어 책임을 회피한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30일 대학가에 따르면 올해 1학기 세종대 행복기숙사 새날관에 입사하는 학부생 전원은 구내식당 식권을 의무적으로 구매해야 한다. 더욱이 퇴사생을 제외하고 식비 환불은 불가하다. 미처 사용하지 못한 식권은 환불 없이 자동 소멸된다.
학생들은 150식(월 28식)과 180식(월 34식) 중 반드시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한다. 올해 1학기 세종대 기숙사비는 174만4200원에 보증금 10만원이다. 여기에 식비가 추가된 것인데, 식비는 150식(월 28식)의 경우 82만5000원, 180식(월 34식)의 경우 95만4000원으로 책정됐다. 150식을 선택할 경우 기숙사비 총액은 266만9200원, 180식의 경우 279만8200원까지 오른다.
이어 "먹고 싶을 때 먹지도 못 하는데 돈만 들어가니, 차라리 먹고 싶을 때 밖에서 사 먹는 게 더 저렴할 것 같다"며 "기숙사에 입사하려고 억지로 식비를 부담하는 게 말이 되냐"고 덧붙였다.
지난 13일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 행복기숙사 새날관에 기숙사생들이 들어서고 있다. /정인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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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 기숙사가 규정을 바꾼 이유는 재정난 때문이다. 세종대는 지난해 '1학기 기숙사 구내식당 운영 안내' 공지를 통해 "입사생 식사 제공 및 안정적인 식당 운영을 위해 의무식으로 운영한다"며 "의무식이므로 입사 시 식사 선택이 필수"라고 했다. 기숙사 수용 가능 인원은 716명이다.
구내식당을 운영하는 스위티움은 '식당 운영'을 조건으로 학교 측과 계약을 체결해 조정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스위티움 세종대점 점장은 "기본적인 식 수가 보장돼야 운영이 가능하다"며 "최대한 저렴한 가격으로 학생들의 끼니를 책임지기 위해선 최소 하루 한 번 학생들이 식사를 한다고 가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무식에 불만을 갖는 학생들도 있을 수 있다"면서도 "기숙사 식당이 없으면 학생들 700여명이 기숙사 밖에서 밥을 먹어야 한다. 기숙사 식당은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생들은 규정 변경 전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놓고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세종대는 지난해 11월27일부터 12월1일까지 5일간 기숙사 입사생들을 대상으로 무기명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 결과 이후 학교 측은 운영규정에 찬성하는 여론이 57%, 반대 여론이 43%라며 운영규정을 변경해 식당을 계속 운영하겠다는 공지를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학생 김모(20) 씨는 "강매와 환불 불가는 학생이자 소비자로서 부당하다"며 "기숙사는 학생의 의견을 수렴하고 소통할 수 있는 최소한의 창구를 만들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세종대 생활관 규정 제1장 제3조 1항에 따르면 행복기숙사는 관련업체가 계약내용에 따라 독립적으로 예산을 편성해 운영한다. 다만 제5조에 따라 사용료와 각종 공과금 징수는 학생지원처에서 담당한다. /더팩트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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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불거지고 있지만 학교 측은 학교 규정에 따라 생활관 사용료만 학생지원처에서 담당할 뿐, 기숙사는 재단이 운영한다며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세종대 생활관 규정 제1장 제3조 1항에 따르면 행복기숙사는 관련업체가 계약내용에 따라 독립적으로 예산을 편성해 운영한다. 다만 제5조에 따라 사용료와 각종 공과금 징수는 학생지원처에서 담당한다.
다만 기숙사 측은 "식당 운영은 기숙사생들과 소통을 통해 결정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만족도 설문조사, 식당 모니터링단 구성 등 방법으로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대 행복기숙사 새날관은 지난 2012년 교육부와 국토교통부 공동으로 대학생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건립됐다. 저소득층 학생의 주거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목적이다. 한국사학진흥재단과 학교법인 대양학원이 공동 출자한 '세종대학교 공공기숙사 유한회사'가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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