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헌옷 재활용 기술개발 추진
국내 폐의류 연간 10만여t 달해
상당수가 해외 수출되거나 소각
정부, 2026년 목표 예산 확보 나서
“방음재·시트 등 재사용 최종 목표”
지난 25일 경기 광주의 한 폐의류 수출업체 창고에 헌옷 300여t이 산처럼 쌓여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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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를 통해 아직 입을 만한 옷은 압축 블록으로 포장된다. 대부분 해외로 수출되고, 일부는 국내 중고 옷 시장에 돌아온다. 다시 입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옷은 불에 타 소각된다. 업체 관계자는 “폐의류 중 다시 입을 수 있는 75%는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에 수출한다”며 “1∼2%가 국내에서 다시 유통되고, 나머지는 전부 소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현재 제3국 수출 중심의 폐의류 순환 구조가 한계에 봉착했다는 점이다. 중국 등과의 헌 옷 수출 경쟁에서 밀려 업계의 수익성이 떨어졌고, 동남아와 아프리카 등에서도 상당수는 재활용되지 못한 채 소각되거나 매립돼 환경 오염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버려진 옷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 세계 10%인 연간 120억톤이다. 이에 유럽에서도 옷을 재질별로 분리해 합성섬유∙천연섬유 등을 재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해 ‘물질 재활용’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의류 생산자가 판매 이후 회수와 재활용까지 책임지도록 의무를 부과하는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를 시행하는 곳도 많다.
우리 정부도 수출 및 소각이 아닌 본래 재활용 취지에 맞게 폐의류가 순환될 수 있도록 물질 재활용 기술개발사업을 추진한다. 헌 옷 통계 관리가 부실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발생부터 처리까지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리하기 위한 통계관리시스템도 구축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현재 헌 옷은 면인지, 나일론인지 구분 없이 다 수거함에 들어간다. 재활용을 위해 궁극적으로 하려는 건 재가공이 되는 플라스틱처럼 폐의류가 차량용 시트, 방음재, 부직포 등으로 다시 쓰이는 것이다. 재사용 가치를 높이기 위해 헌 옷을 재질에 따라 선별하고 추출하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관계자는 “기술개발 예산 확보를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기획재정부의 심의 단계를 준비 중이다”고 덧붙였다.
이런 환경부의 움직임은 업계에서도 줄곧 요구해 왔던 것이다. 정석기 한국의류∙섬유 재활용협회 사무국장은 “현재 헌 옷을 수출로 처리하는 건 한계다. 동남아 등 국내 폐의류를 수입하는 국가들도 포화 상태인 탓에 결국 소각으로 이어져 환경 파괴가 이어지고 있다. 수출업체의 수익성도 나날이 줄어드는 상황”이라며 “물질 재활용 기술개발을 통해 순환이용을 제고하고,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글·사진=장한서 기자 jh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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