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러시아·이란 상대는 동맹이
"동맹 방위비 부담 늘려야" 요구도
24일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미 공군 기념 박물관에서 미국 국방부 청사인 펜타곤을 바라본 모습. 알링턴=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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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방부가 새로운 국방전략지침에 러시아 북한 이란 등 중국을 제외한 기타 적국을 동맹국이 억제하도록 요구하고, 미국은 중국의 대만 침공 저지와 본토 방어에 집중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서 각 동맹국이 방위비를 대폭 증액하도록 압박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거나 주한미군의 역할이 변경되는 등 한국에도 큰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상대 우선… 나머지는 동맹국이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29일(현지시간) 이번달 중순경 미국 국방부에 배포된 임시 국방전략지침을 입수해 내용을 보도했다. 9페이지 분량의 새로운 미국 국방전략지침에는 대만을 중국의 위협으로부터 방어하는 것을 가장 큰 우선순위로 삼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기존에도 미국은 중국을 가장 큰 위협으로 규정해왔지만, 전체 태평양이 아닌 대만 침공에 집중할 것을 전략에 적시한 것은 이례적이다.
해당 보고서에는 북한과 러시아를 포함한 '중국 이외의 위협'에 대한 대응을 동맹국에 넘긴다는 내용도 담겼다. 지침에는 "인력과 자원의 제약을 감안할 때 (미국이 대만 이외의) 다른 지역에서의 위험을 감수하고 유럽과 중동, 동아시아의 동맹국들이 억제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내용이 기재됐다. 미국은 이를 유도하기 위해 동맹국들이 방위비를 대폭 증가하도록 압력을 가한다는 방침이다.
분담금 증액 요구한 우리나라에 영향 미치나
당장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둘러싸고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을 받아온 우리나라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운동 당시 한국을 '현금 인출기(머니 머신)'로 부르며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으로 100억 달러(약 14조7,100억 원)를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한미 양국은 앞서 지난해 10월 트럼프 대통령 임기가 종료된 이후인 2030년까지의 한국이 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액수를 합의한 상황이다.
그간 북한군을 상대하는 데 전념해온 주한미군이 변경된 전략에 맞추어 다른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WP의 보도에 따르면 해당 국방전략지침에는 "미국은 향후 중국에 비해 우선순위가 낮은 러시아를 상대할 병력 제공을 꺼릴 것이므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더 큰 부담을 져야 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새 지침은 북한을 러시아와 함께 "동맹국이 상대할 국가"로 규정하고 있다.
실제와 다른 지침에 미국 의회는 "당혹"
해당 문서는 이번달 중순중으로 미국 국방부에 배포됐고,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의 서명과 함께 '비밀/외국국적 열람금지' 표시가 되어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지침이 미국 연방의회에 공유된 이후 보고서를 검토한 의회 관계자들이 당파를 가리지 않고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고 전했다. 한 보좌관은 WP에 "(지침과 실제 정책 사이에) 일관성이 없다"며 "지침은 중동을 포함한 전 세계 대부분 지역에서의 철군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작 행정부는 예멘의 (반군) 후티에 대한 화력과 억지력을 과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지침이 우파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지난해 보고서를 그대로 가져왔다는 분석도 나온다. WP는 "이번 방위 지침을 분석한 결과 일부 구간은 사용된 단어까지 헤리티지재단이 지난해 낸 보고서와 일치한다"고 전했다. 헤리티지재단의 보고서는 국방부 지침과 동일하게 △대만 침략 억제 △국토 방어 △동맹국과의 부담 분담을 핵심사안으로 꼽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혁 기자 dinn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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