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본 "21일 시작된 산불 213시간 만에 주불 모두 진화"
인명 피해 총 75명, 4만 8238ha 피해…역대 최대 규모
높은 일교차, 돌풍·강풍 만들어…작은 불씨도 대형 산불로
"전문 장비·인력 확충 절실"…컨트롤 타워 교체 논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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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지역 대형 산불이 대부분 꺼진 가운데, 최악의 피해를 남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형 산불 대응 체계를 다듬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특히 이번 산불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피해가 더욱 커진 만큼, 이에 맞춰 장비, 인력 수준을 향상하는 등의 대응 체계 정비가 절실하다는 분석이다.
최악의 산불 사태…열흘 만에 주불 모두 잡았다
고기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행안부 장관 직무대행)이 울산-경북-경남지역 산불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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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21일부터 경남과 경북을 휩쓸고 간 산불의 주불은 이날 모두 진화됐다. 최악의 사태가 일단락 된 것이다.
이번 산불 사태의 인명, 산림, 시설 피해 모두 역대 최대 수준이다. 이날 오후 기준 인명 피해는 총 75명(사망 30명, 중상 9명, 경상 36명)이다.
고온 현상·줄어드는 강수량 '이상기후'…불쏘시개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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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유독 피해가 더욱 컸던 이유로는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이 꼽힌다. 봄철에는 남쪽 고기압과 북쪽 저기압의 영향으로 서풍이 백두대간을 넘어가며 기온을 끌어올리고 대기를 건조하게 만들어 산불 확산에 유리한 조건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특히 갈수록 심화하는 이상기후가 산불 피해를 더욱 키웠다는 진단이 많다. 지구 온난화로 따뜻한 겨울, 봄철 고온 현상에 강수량은 줄어들고 있다. 고온·건조한 기후는 산림을 빠르게 말려 불쏘시개로 만든다. 높은 일교차는 돌풍과 강풍을 만들어 작은 불씨도 순식간에 대형 산불로 번지게 한다.
이어 "지금처럼 건조한 날씨에 기온까지 평년보다 10도 이상 높아지면, 낙엽이 바싹 말라 불이 쉽게 붙는다"며 "이런 상황에서 강한 서풍이 불면 작은 불씨도 걷잡을 수 없는 대형 산불로 번지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족한 헬기·고령화 인력…"전문 장비·인력 갖춘 상시 대응 체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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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기후변화 영향으로 산불이 번지기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는 분석과 맞물려 산불 대응 장비·인력도 환경 변화에 맞게 고도화 시켜야 한다는 조언도 적지 않다.
백서에 따르면 산림당국은 2023년 4월 기준 헬기 총 48대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2년이 지난 현재 산림청이 보유한 헬기는 총 50대다. 그간 중형 헬기인 수리온 2대가 늘어나는 데 그쳤다.
야간 진화에 투입할 수 있는 헬기를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야간 진화는 인력에만 의존해 빠르게 번지는 산불을 막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인력 부족 문제도 여전하다. 2년 전 특수진화대는 435명, 공중진화대는 104명으로 총 539명이었다. 백서는 2027년까지 산불 대응 특수 인력을 2500명으로 늘리겠다고 밝혔지만, 현재 산불재난특수진화대는 1명도 늘지 않은 채 그대로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병두 산림재난환경연구부장은 "(산불이 발생한 22일) 전국적으로 산불이 28건 났다. 건별로 헬기 2대씩만 투입돼도 56대인데, 우리는 가용 자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강풍에서 물을 많이 담고 운행할 수 있는 진화 헬기, 비행기, 고중량 드론 등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진화대원의 경우 단순히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질적으로 잘 훈련된 전문화된 대원이 있어야 한다"며 "기후변화로 인해 산불은 상시 연중화되고 있는데 우리는 여전히 봄, 가을 구간에만 대응하고 있다. 산불 대응 체계도 상시 대응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불 컨트롤타워 교체론에…"현장 통제 약화해선 안돼" 신중론도
산불 주무 관청을 산림청에서 소방청 등으로 이관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힘을 얻는 기류다. 산림청에 부족한 소방 장비와 고령화된 인력을 보충하는 것보다 장비와 인력이 보다 충분하고 화재에 전문성을 갖춘 소방청 등에 대응을 맡기는 게 낫다는 주장이다.황정석 산불정책기술연구소장은 "소방의 경우 출동할 수 있는 거점이 119안전센터와 소방서까지 합치면 1500개"며 "산림청은 산불 시즌과 낮에만 근무하는데 반해, (소방 인력은) 24시간 365일 교대 근무로 늘 화재에 대비할 수 있다"고 짚었다.
아울러 "젊은 소방공무원이 6만 7천명이고, 그 아래 산불진화대원보다 우수한 의용소방대가 10만 명이 있다"며 "(화재 대응 역량에 있어) 산림청과 소방청을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산불 컨트롤타워' 교체 문제에는 보다 세밀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현장 통제 능력을 약화하는 쪽으로 가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고기연 한국산불협회장은 "불이 난 현장 자원을 동원할 수 있는 시장, 군수가 명목적인 지휘자가 되고, 소관 부서가 참모를 맡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결국 현장에서 발생한 문제는 현장에서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산림청, 소방청 등 중앙 부처는 현장에서 요구하는 자원을 적극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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