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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3 (목)

미국, 한국에 소고기 수입 제한·무기 기술 이전 시정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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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3일 미국 워싱턴 디시(D.C.) 백악관 집무실에서 하워드 루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함께 관세 인상 내용이 담긴 행정명령을 들어 보이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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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 발표를 이틀 앞두고 한국 정부가 무기 수입 시 기술이전을 요구하는 행태와 미국산 소고기 수입 월령 제한 등을 비관세 무역장벽 지목하며 사실상 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번 보고서는 매년 발표되는 정기보고서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별 비관세 무역 장벽까지 고려해 상호관세 세율을 정하겠다고 공언한 상황이라, 보고서 내용이 실제 관세율에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31일(현지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2025 국가별무역장벽보고서'(NTE 보고서)에서 한국 정부의 국방 절충교역 프로그램을 무역장벽으로 처음 언급했다. 보고서는 “한국이 국방 절충교역을 통해 외국 방산 기술보다 국내 기술과 제품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역대표부는 “계약 규모가 1000만 달러(약 147억원)를 넘으면 외국 계약업체에 절충교역 의무가 부과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절충교역은 1000만 달러 이상의 무기, 군수품, 용역 구매 시 기술 이전, 부품 제작·수출, 군사 지원 등을 반대급부로 요구하는 방식이다. 미국 방산업체가 한국에 무기 판매 시 기술 이전을 요구받는 것이 불공정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보고서는 ‘월령 30개월 이상 소고기 수입 금지’를 “과도기적 조치”로 규정하며 “16년간 유지됐다”고 비판했다. 또 한국이 월령과 관계없이 육포, 소시지 등의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고 거론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전자 상거래 및 디지털 무역 장벽, 투자 장벽 등도 거론했다.



보고서는 전자상거래 및 디지털 분야 무역 장벽도 다뤘다. 해외 콘텐츠 제공업체가 한국 인터넷 서비스 공급자(ISP)에게 망 사용료를 내도록 하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된 점을 언급하며, “일부 한국 인터넷 서비스 공급자는 콘텐츠 제공도 겸하므로 미국 업체의 비용 부담은 한국 경쟁자를 유리하게 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한국이 추진 중인 온라인 플랫폼 법안이 미국 대기업과 2개의 한국 기업에 적용되지만, 다른 주요 한국 기업과 외국 기업은 제외된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미국 상공회의소는 지난해 이 법안이 미국 기업을 표적으로 한다고 반발한 바 있다.



자동차 분야와 관련해선 대기환경보전법의 배출 부품 규제 투명성 부족을 우려를 거론했다. 제약 및 의료기기 산업에서는 가격 책정과 변제 정책의 투명성 부족, 이해당사자 의견 수렴 기회 부족을 지적했다.



보고서는 투자 장벽으로 지상파 방송 외국인 출자 금지, 케이블·위성방송 외국인 지분 제한, 육류 도매업 투자 제한 등을 지적했다. 농업·생명공학 규제와 관련해선 “새로운 바이오기술 제품 허가 과정에서 검토와 데이터 요구가 과도하다”고 비판했다. 또 한국의 화학물질 관리 관련 법률과 시행령에서 규정 집행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부족하고, 사업상 기밀 정보에 대한 보호도 부족하다면서 이에 대해 미국 수출업자들이 우려를 표해왔다고 지적했다. 화학물질 관리법의 가이드라인과 기밀 정보 보호 부족도 문제로 꼽혔다.



무역대표부는 한국과 미국이 국제공통평가 기준 상호인정협정(CCRA)에 가입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국가정보원이 보안평가제도(SES)를 통해 추가 사이버 보안 인증을 요구하고, 공공기관 네트워크 장비에 국정원 인증 암호화 기능을 강제한다고 밝혔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의 클라우드 보안보증 프로그램(CSAP)도 “외국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의 공공부문 진입을 막는다”고 주장했다.



무역대표부는 매년 3월 31일까지 무역장벽 보고서를 대통령과 의회에 제출한다. 이번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별 비관세 무역장벽까지 고려해 상호관세를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날 직전에 발표돼 관심을 크게 끈다. 보고서의 지적 사항이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 부과와 세율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수출업체가 직면한 해로운 무역장벽을 인식한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두드러진다”며 “불공정 관행을 해결하고 공정성을 회복하며 미국 기업과 노동자를 우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가 대부분의 국가에 부과될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히며 “내일(4월 1일) 밤 또는 아마 수요일(4월 2일)에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세율에 대해선 “그들(다른 나라)이 우리한테 무엇을 부과하든 우리도 부과하겠지만 우리는 그들보다 친철하다, 그들이 우리한테 부과한 관세보다는 숫자(관세율)가 낮을 것이고 어떤 경우에는 훨씬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은 2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각·한국 시각 3일 오전 4시)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은 ‘2일 발표하는 관세가 국가별이냐 부문별이냐’는 질문에 “‘2일’의 목적은 국가별 관세이지만 대통령은 분명히 부문별 관세 부과에도 전념하고 있다고 말해왔다. 대통령이 그 결정을 언제 발표할지는 그에게 맡기겠다”고 답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어떠한 국가 단위의 관세 면제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모든 교역상대국을 상대로 최고 20%의 보편관세를 물리는 방안도 여전히 가능한 방안 중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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