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수입차 25% 관세 부과한 美 트럼프…고객사 따라 울고 웃는 'K-배터리' [소부장박대리]

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산 자동차 및 핵심 부품에 25%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를 공식화하면서, 전기차 생태계 전반에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같은 배터리 업계라 해도 고객사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이 높은 완성차 업체를 고객으로 둔 국내 배터리사는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반면, 유럽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은 관세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자동차 관세 조치는 동부시간 기준 이달 3일 0시1분부터 적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을 '미국 해방의 날로 명명하고, 대부분 국가를 대상으로 한 상호관세 적용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3일 0시1분부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6일 발표한 대로 미국으로 수입되는 외국산 자동차 및 핵심 자동차 부품에 대해 25% 관세가 부과되기 시작한다.

이러한 관세 부과 조치는 미국 전기차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럽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수입 전기차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업계는 해당 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자동차 가격 상승과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봐왔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 역시 고객사 포트폴리오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전기차를 미국 내에서 조립·생산하는 완성차 업체를 주요 고객사로 둔 배터리 기업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미국 내 조립을 기반으로 하는 전기차는 이번 관세 적용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반면, 유럽 생산 비중이 높은 고객사에 의존하는 배터리사는 관세가 전가될 경우 수요 위축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미국 내에서 전기차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업체는 테슬라와 리비안이다. 두 회사 모두 미국 내 조립 비율이 100%에 달한다. 뒤이어 현대차(87.6%), 스텔란티스(61.7%), GM(53.9%), 포드(48.3%) 등이 높은 미국 생산 비중을 보였다. 반면, BMW·벤츠·폭스바겐 등 독일 3사는 미국 판매 전기차의 80%가량을 유럽에서 들여오고 있어 관세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25%의 관세가 적용될 경우, 해당 수입차의 가격이 자동으로 인상되는 구조다. 차량 가격이 수천 달러 이상 오를 수밖에 없어, 미국 내 소비자 수요가 위축되고 판매량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해당 차량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기업에도 수요 감소라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 조치로 한국 배터리 기업은 고객사 구성에 따라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포드 등 북미 지역에 생산거점을 둔 완성차 고객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위치에 있다.

SK온 역시 포드·현대차 등 북미 지역에서 전기차를 조립하는 고객사와의 협력이 강화돼 관세 리스크를 회피할 수 있다. 반면, 삼성SDI는 BMW와 스텔란티스를 중심으로 한 유럽향 매출 비중이 높아 관세 적용 시 간접적인 영향이 우려된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보호무역 조치가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럽 완성차 업체들이 북미 생산 확대를 추진하거나, 한국 배터리 기업들 역시 미국 내 합작공장 설립 및 고객사 다변화를 가속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 업계 전문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보호무역 기조는 자동차 산업에 국한되지 않을 수 있다"라며 "향후 관세 정책이 고착화되면, 배터리 기업도 고객사뿐 아니라 소재·설비 공급망까지 다시 설계해야 할 상황이 올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 Copyright ⓒ 디지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