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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계 ‘리움 파워’ 커진다… 홍라희, 명예관장으로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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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미술계 영향력 1위’의 재등장

8년 만에 리움미술관으로 돌아와

사실상 ‘전격 복귀’라는 해석도

관장 없는 명예관장으로 추대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이 관장 사퇴 8년 만에 명예 관장으로 추대됐다. 사진은 홍 명예관장이 지난 2023년 대한적십자사 신임 부회장 취임식에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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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리움미술관 관장직에서 전격 사퇴했던 홍라희(80)씨가 명예관장으로 돌아왔다.

삼성문화재단은 창립 60주년을 맞아 기획한 호암미술관 특별전 ‘겸재 정선’ 개막에 맞춰 이건희 선대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을 리움 명예관장으로 추대했다고 밝혔다. 한국의 양대 사립 미술 기관인 삼성문화재단과 간송미술문화재단이 공동 기획해 조선 회화의 거장 겸재 정선(1676~1759)의 예술 세계 전모를 최초·최대 규모로 펼친 기획전이다. 전시 도록 첫 장엔 홍라희 명예관장의 이름으로 인사말이 실렸다. 홍 명예관장은 “두 재단의 창립자인 호암 이병철 선생과 간송 전형필 선생은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한 ‘문화보국’을 실천하신 분들이었다”며 “공통된 비전에 의해 설립된 두 기관이 겸재 정선이라는 주제 안에 협력했다는 것은 이 전시를 더욱 뜻깊게 한다”고 밝혔다.

호암미술관 '겸재 정선' 특별전 전시장 입구에 걸린 두 국보. 왼쪽은 '인왕제색도', 오른쪽은 '금강전도'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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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명예관장은 지난 31일 열린 전시 개막식에도 참석했다. 이후 소규모로 진행된 만찬에서 “성원에 감사드리고, 더 열심히 하겠다”는 공식 인사를 남겼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김종규 한국박물관협회 명예회장은 “호암과 간송이 힘을 합친 전시라 개막식은 미술계 인사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고 말했다.

만찬에 참석한 한 미술계 인사는 “흔히 명예관장이라고 하면 일선에서 한발 물러선다고 생각하지만, 이날의 분위기는 달랐다. 후퇴가 아니라 전격 복귀라고 봐야 한다”며 “미술관 내부에서도 ‘명예관장님이 큰 결심을 해주셨다’ ‘다시 나오셔서 든든하다’는 말을 주고받았을 정도”라고 전했다. 삼성가 소식에 정통한 또 다른 미술계 인사는 “리움·호암미술관에 대한 홍 명예관장의 애정과 의지를 보여주는 것 아니겠나”라면서 “관장으로 전면에 나서서 복귀하는 건 부담스러우니 명예관장이라는 이름으로 추대된, 사실상의 전면 등장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건희·홍라희 부부의 수집품 1호인 국보 '인왕제색도'를 한 관람객이 감상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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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응용미술학과를 졸업한 홍 명예관장은 ‘한국 미술계를 움직이는 대표 인물’에 수년간 1위에 오를 정도로 파워와 인맥을 갖고 있다. 세계적 미술 전문 매체 ‘아트넷’이 선정한 세계 200대 컬렉터에 해마다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건희 선대 회장의 수집품을 유족들이 국가에 기증한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도 부부가 함께 수집한 것이다. 삼성가의 미술품 소장에 정통한 미술 관계자는 “이건희 컬렉션 중 한국 근현대 작품과 서양 미술 작품은 물론이고, 책가도 병풍·조선시대 목가구 등 고미술 수집품에도 홍라희 명예관장의 안목과 조언이 깊이 반영돼 있다”고 했다.

홍 명예관장은 2017년 이른바 ‘국정 농단’ 사태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 여파로 관장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리움미술관은 8년째 관장이 공석이고, 딸인 이서현 리움 운영위원장이 미술관을 맡고 있다. 코로나로 1년 7개월간 휴관했던 미술관은 2021년 재개관 후 김환기 회고전(호암), 마우리치오 카텔란 개인전(리움), 피에르 위그 개인전(리움) 등 기획전을 펼치고 있다.

'겸재 정선' 특별전이 열리고 있는 호암미술관 전시장 전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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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명예관장의 복귀로 삼성의 미술사업은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한 고미술계 인사는 “관장 부재 상태인 리움이 현대미술 전시에선 화제를 일으키고 있지만, 고미술 분야에선 사실상 침체돼 있었다. 홍 명예관장의 복귀는 고미술과 근대미술 분야에서 다시 한번 리움의 파워를 보여주고, 가라앉은 국내 미술 시장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번 겸재 정선 특별전은 그 신호탄”이라고 말했다.

[허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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