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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0 (토)

    [기억할 오늘] 탈레반 아편전쟁에 대한 유엔의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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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3 탈레반의 양귀비-아편전쟁
    한국일보

    탈레반 정부가 가장 오래된 마약 중 하나인 양귀비-아편과의 힘겨운 전쟁을 벌이고 있다. globalinitiativ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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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8월 아프가니스탄을 재장악한 탈레반 지도자 하이바툴라 아훈드자다(Hibatullah Akundzada, 1961~)는 이듬해 4월 3일 양귀비 재배 전면 금지령을 내렸다. 이미 재배된 양귀비에 한해 가을 수확까지는 허용하는 대신 다시 재배할 경우 경작지를 파괴하고 재배 농민은 샤리아법을 적용해 처벌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당시 아프가니스탄은 전 세계 아편 소비량의 80%를 공급하는 최대 산지이자 유럽에서 소비되는 헤로인(아편 정제 합성마약) 95%의 원료 공급지였다. 아편 밀무역 수익금 상당액은 탈레반의 주요 자금원이기도 했다. 그 막대한 돈의 파이프라인을 탈레반 스스로 잠근 까닭은, 3,700만 명 아프간 인구 중 10%가 넘는 약 400만 명이 아편에 중독된 데다 피해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프간 양귀비 주산지인 남서부 헬만드주 아편 농지는 2022년 12만9,000ha에서 이듬해 1,000ha로 격감했고, 그 땅에서 밀 등 다른 농작물이 재배됐다. 그만큼 아프간 농민들의 수입도, 생계의 위협을 느낄 만큼 줄었다.

    2022년 양귀비 농사는 대풍을 이뤄 알려진 바 수확량이 전년비 약 3분의 1 늘었다. 사상 초유의 양귀비-아편 규제에 대비, 아프간 농민과 밀무역 중간 상인들의 사재기가 만연했다. 하지만 사재기 물량은 금세 소진돼 당초 ㎏당 100달러 선이던 건조 아편 가격은 2024년 유엔마약범죄국(UNODC)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말 730달러까지 치솟았다.

    2024년 말 유엔 보고서는, 아프간 양귀비 재배가 탈레반의 장악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북서부 산악지역으로 전파돼 수확량이 전년비 19%가량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유엔은 탈레반 정권에 대한 껄끄러움과 별개로, 양귀비-아편 근절 노력 및 현지 농민의 자구 노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최윤필 기자 proos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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