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선고를 하루 앞둔 3일, 시민들이 서울 종로구 안국역 6번 출구 인근에 모여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고 있다. 김태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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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 선고를 하루 앞둔 3일, 거리로 나온 시민들의 표정에는 기대감과 불안, 긴장감이 엇갈렸다. 시민들은 “탄핵은 반드시 인용된다”면서도 혹시나 하는 불안함에 “8대0 인용”이라는 구호가 나올 때마다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 등은 이날 서울 종로구 안국역 6번 출구 앞에서 ‘24시간 철야 집중 행동’을 시작했다. 안국역 6번출구 앞부터 150m가량 6개 차로가 가득 찰 정도로, 많은 시민이 참여했다. 시민들은 각각 ‘윤석열 파면’이 적힌 손팻말이나 응원봉을 들고 “헌재는 만장일치로 윤석열을 파면하라”고 외쳤다.
이기봉씨(34)가 3일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등이 주최한 ‘24시간 철야 집중 행동’에 참가하고 있다. 김태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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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집회에 참여한 민연숙씨(60)는 “내일이 선고일인데 확신은 하면서도 혹시나 해서 불안한 마음이 들어 길 위로 나섰다”고 말했다. 민씨는 “이 정권에서 사람들이 너무 힘들어했는데 그런 마음들을 담아뒀다가 이번에 표출하러 나온 것 아닐까 생각한다”며 “내일 결론은 당연히 8대0으로 탄핵이 인용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손에 응원봉을 들고 있는 이기봉씨(34)는 “다가올 봄이 민주시민들의 승리가 깃든 봄이었으면 좋겠다”며 “(윤석열) 파면의 봄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창호씨(71)는 “전두환 시절 거리에서 직선제 개헌을 약속한 6·29 민주화 선언까지 끌어낸 경험이 있다”며 “우리 주변 사람들이 평화롭게 잘 사는 것을 보고 싶은 바람에 이 자리에 또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시국에도 탄핵이 인용이 안 되고 기각이 되면 민주시민들은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내일 탄핵 심판은 반드시 8대0으로 인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안국역 6번 출구에서 열린 ‘24시간 철야 집중 행동’에 참여한 시민들이 중앙차선 위 펜스 위에 ‘윤석열 파면’의 바람을 담아 리본을 걸어두었다. 김태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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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집회 참가자 중 일부는 혹시나 탄핵 결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까, 인용 여부에 대해서도 말을 아끼는 모습도 보였다. 안국역 인근 상가에서 근무한다는 박모씨(23)는 “많은 사람이 바라는 대로 결론이 나서, 다가올 봄에 걱정 없이 사람들이 지냈으면 좋겠다”면서도 “(대통령 탄핵 인용 여부는) 특정해서 이야기하기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우리 모두 함께하고 있다’는 연대 의식으로 긴장과 불안을 이기려는 모습도 보였다. 시민들은 탄핵 배지를 만들어 무료로 나눔을 하기도 했고, 안국역 앞 차도 차단막에 리본을 걸어두기도 했다. 리본에는 “윤석열 파면” “광장 너머 세상으로”“윤석열을 하루속히 체포하라” 등의 글이 적혀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를 하루 앞둔 3일 파면을 촉구하는 각계각층 릴레이 시국선언 중 하나로 ‘윤석열 OUT 성차별 OUT 페미니스트들’이 주최한 기자회견이 서울 종로구 안국역 인근에서 열리고 있다. 정효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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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계각층의 시민단체의 윤 대통령 탄핵 기자회견도 이날 잇따랐다. 기자회견의 시작은 페미니스트 단체 100개와 개인 페미니스트 1560명으로 구성된 ‘윤석열 OUT 성차별 OUT 페미니스트들’ 등이 열었다. 이들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송현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응원봉이 빛나던 여의도 탄핵 광장에도, 연대의 역사가 새로 쓰인 남태령에도, 눈 맞으며 키세스 전사가 됐던 한강진에도 여성과 페미니스트들은 깃발을 휘날렸다”며 “이제 헌법재판소는 전원일치로 윤석열을 파면하라”고 외쳤다.
변호사 629명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4월 3일은 국가폭력 피해자들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날이기도 하다”며 “헌법정신과 변호사법에 따른 사명에 따라 묵과할 수 없는 반헌법적 행위를 자행한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하라”고 외쳤다. 이날 오후 7시부터는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전국 각지의 성당에서 헌법재판소의 정의로운 파면 선고를 염원하는 미사를 드렸다.
오동욱 기자 5dong@kyunghyang.com, 김태욱 기자 wook@kyunghyang.com, 백민정 기자 mj100@kyunghyang.com, 박채연 기자 applau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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