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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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블랙프라이데이'(검은 금요일)라고 부를 하루였다. 트럼프발 글로벌 무역전쟁 공포로 미국 주식시장이 4일(현지시간) 5년만의 최대 하락을 기록했다. 공포가 시장을 지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에 대응한 중국의 보복조치 발표가 투자자들의 패닉셀을 부추기면서 월가에선 "강세장은 이제 죽었다"(투자자문사 바워삭 캐피털 파트너스 최고경영자 에밀리 바워삭)는 말이 나왔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231.07포인트(5.5%) 하락한 3만8314.86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였던 2020년 6월 이후 하루 기준 최대 하락 폭이다.
다우존스 지수는 전날도 1679포인트 하락한 데 이어 이틀 연속 1500포인트 이상 급락했다. 다우존스 지수가 이틀 연속 1500포인트 넘게 하락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지난해 12월4일 고점 대비 15% 하락하면서 조정 구간에 들어섰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이날 5.8% 하락해 1만5587.79로 장을 마치면서 지난해 12월 전 고점 대비 22% 이상 급락한 베어마켓(하강장)에 진입했다. 전 고점 대비 10% 하락하면 조정장, 20% 이상 하락하면 하강장에 진입했다고 평가한다.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방침에 대한 보복조치로 미국산 제품에 34%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장에 투매 물량이 쏟아졌다. 글로벌 무역·관세전쟁으로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져들 수 있다는 이른바 'R의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는 상황이다.
JP모건체이스의 브루스 카스만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날 투자자 노트에서 "올해 세계 경제 침체 확률이 40%에서 60%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높이고 성장을 둔화시킬 것이라면서도 금리 동결 기조를 재확인한 것도 시장 투심을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파월 의장은 이날 버지니아주 알링턴에서 열린 콘퍼런스 공개 연설에서 "관세가 적어도 일시적인 인플레이션 상승을 유발할 가능성이 매우 크고 그 영향이 더 지속적일 수도 있다"며 "다만 통화정책 변화를 서두를 필요는 없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S&P500 종목 중 주가가 상승한 종목은 14개 불과했다. 대표적인 기술주, 이른바 매그니피센트7(애플·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알파벳·아마존·메타·테슬라)는 이날까지 이틀 동안 시가총액 1조8000억달러가 증발했다.
애플은 이날도 7.29% 하락했고 엔비디아는 7.36%, 테슬라는 10.42% 각각 떨어졌다. 이들 기업은 중국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하락폭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마이크로소프트 3.56%, 알파벳 3.40%, 아마존 4.15%, 메타 5.06%도 하락을 면치 못했다.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항공기 제작사 보잉과 중장비 제조업체 캐터필러도 각각 9%, 6% 하락하면서 다우지수 폭락에 힘을 보탰다. 다국적 화학기업 듀폰은 중국이 트럼프 관세에 맞대응, 듀폰에 대한 반독점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힌 후 주가가 12.75% 미끄러졌다.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채권으로 몰리면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연 4% 아래로 내려갔다(채권 가격 상승). '월가의 공포 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이날 45.31까지 치솟았다. 급격한 시장 하락 시기에만 볼 수 있는 극단적 수준이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값은 오히려 3% 가까이 급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금 선물이 온스당 3024.2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2.9% 하락 마감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금 현물도 이날 미 동부시간 오후 3시30분 기준 온스당 3025.09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2.8% 하락 거래됐다. 로이터 통신은 금 현물 가격이 장중 온스당 3015달러선까지 하락했다고 전했다.
뉴욕=심재현 특파원 ur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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