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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1010명 십시일반 산불 피해 복구에 한마음... 장애인시설과 소방에 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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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연말 보육원 찾아
희망 선물 안겨 준 '산타 샘'들
산불 경북에 2045만 원 후원
잔인한 봄에도 산타로 변신

현직 교사 공동체인 산타샘 소속 교사들이 2일 경북 지역 산불 진화를 했던 청송소방서를 찾아 후원품을 전달하고 있다. 산타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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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교사 1,000여 명이 지난달 발생한 경북 지역 초대형 산불 피해 주민들과 진화에 사력을 다한 소방대원들을 위해 온정을 모았다. 질환으로 병가를 내거나 육아휴직 중인 교사들도 재해 지역을 직접 찾아 "기운 내시라"며 후원 금품을 전달했다.

7일 교육계 등에 따르면, 현직 교사 공동체 '산타샘' 소속 교사 1,010명은 이달 2일 최대 산불 피해 지역으로 꼽히는 경북 안동시 길안면의 지적장애인 거주시설 '길안 평강의집'에 피해 복구를 위한 후원금 1,000만 원을 전달했다.

산타샘은 2015년부터 연말마다 전국 보육원에서 가장 받고 싶은 크리스마스 선물 목록을 받아 아이들에게 큰 기쁨과 감동을 안겼다. 10년간 산타로 변신한 교사들의 선물을 받은 아동은 1만62명에 달한다. 이번에는 경북 산불 피해가 심각해 조금이나마 복구에 힘을 보태고자 봄철에도 산타가 되기로 결심했다. 부담 없이 기꺼이 마음을 나누자는 취지로 1인당 2만 원 선으로 후원 금액을 정했는데, 이틀 만에 교사 1,010명이 참여해 목표 금액 2,000여만 원을 모았다.

산타샘 소속 교사들이 2일 경북 안동시 길안면 장애인 거주시설 평강의집을 찾아 후원금을 전달하고 있다. 산타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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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윤 교사와 병가를 낸 교사, 육아휴직 중인 교사 등 경기 소재 초등학교 교사 3명이 시설을 찾아 피해 상황을 살폈다. 평강의집 거주 장애인들은 산불 확산에 따른 당국의 재난 대응 명령에 따라 지난달 22일 긴급 대피를 시작으로 세 차례나 대피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들이 지난달 30일 시설로 복귀했을 때 생활 공간의 상당 부분이 소실됐다. 길안면 일대를 휩쓴 화마로 재가 심하게 날려 건물 밖에 빨래조차 제대로 말릴 수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후원금은 시설 복구와 빨래건조기 구입 등 입소자 생활 편의 지원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산타샘 교사들은 평강의집에 이어 청송소방서를 찾아 1,045만 원 상당 후원품을 전달했다. 일선 소방관들이 부실한 식사를 하거나 끼니도 거른 채 연일 위험천만한 산불 현장에서 진화에 매진한다는 소식을 듣고, 간편식인 컵라면과 빵, 커피 등을 구매했다. 일부 소방대원은 화재 진압을 하느라 전날 먹지도 못한 도시락을 다음날 새로 배달 온 도시락으로 알고 먹었다가 탈이 나기도 했다. 이들의 후원품은 화재 진압에 사력을 다한 경북 영양 영덕 안동 지역 소방서에도 전달된다.

모금에 참여한 구새롬 교사는 "피해 가정의 개별 학생들에게까지 손이 닿지 않아 마음이 아프다"면서 "모금액 전달에 그치지 않고 피해가 복구되고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겠다"고 말했다. 남지현 교사는 "일선 소방관과 지역 내 민간소방대원의 처우와 근무 환경이 매우 열악한 것을 실감했다"며 "이들의 안전한 노동권이 보장되는 환경이 마련되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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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타 샘' 1000명이 보육원에 보내는 특별한 선물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122313400005123)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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