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카고의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7일(현지시간) '월가 공포지수'라고 부르는 변동성지수(VIX)를 거래하는 한 중개인이 세계 증시 데이터를 보며 허탈해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정책을 강행하면서 세계 증시가 폭락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강경 지지자 가운데 한 명인 억만장자 벤처투자자 빌 애크먼은 심각한 타격을 입고 트럼프에게 상호관세 90일 유예를 호소하고 나섰다. AP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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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했던 억만장자 벤처 투자자 빌 애크먼도 트럼프 관세 정책 충격을 피해 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크먼은 트럼프 관세 정책이 미 경제에 ‘핵 겨울’을 몰고 올 것이라며 반대 입장으로 돌아섰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했던 월스트리트 억만장자 투자자들이 트럼프의 관세 강행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트럼프 관세 정책 발언은 미국이 유리한 조건으로 무역협상을 하기 위한 엄포용일 것으로 봤지만 트럼프의 강행 의지를 마주하곤 경악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관세를 협상용으로 활용하기보다 소득세 폐지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15% 급락
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애크먼의 주력 펀드인 퍼싱스퀘어 홀딩스 주가는 트럼프 무역전쟁 속에 올해 주가가 15% 급락했다.
퍼싱스퀘어는 뉴욕 증시가 아닌 런던증권거래소(LSE)에 상장돼 있다. 올해 낙폭은 15.4%에 이른다
큰 타격을 입자 애크먼의 태도도 달라졌다.
그는 공개적으로 트럼프의 관세 정책을 반대하기 시작했다.
경제적 핵전쟁
애크먼은 6일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가 상호관세를 시행하기로 한 9일이 경제적 핵전쟁 방아쇠를 당기는 날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가 2일 상호관세와 함께 공개한 기본관세는 앞서 5일 이미 시행에 들어갔다. 5일부터 모든 수입품에 일단 10% 관세가 기본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했다.
애크먼은 “만약…4월 9일 미국이 이 세상 모든 나라를 향해 경제적 핵전쟁을 시작하면 기업 투자는 멈추고, 소비자들은 그들의 지갑과 수표책을 닫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렇게 되면 우리의 명성은 전세계에서 심각하게 훼손되고, 이를 되돌리는 데는 수년, 아마도 수십년이 걸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관세 타격
퍼싱스퀘어는 나이키, 멕시코식 패스트푸드 체인 시폴레, 자산운용사 브룩필드, 그리고 알파벳 등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다.
이제 취임 100일도 안 된 트럼프가 금융 시장을 뒤흔들면서 고강도 관세 정책으로 시장을 쑥밭으로 만들고 있는 탓이다.
애크먼이 지분을 보유한 나이키 등은 올들어 각각 20% 넘게 모두 폭락했다.
지난해 말 현재 애크먼의 퍼싱스퀘어가 보유한 지분 1, 2위는 알파벳과 브룩필드로 각각 20억달러, 18억달러 가까운 주식을 갖고 있다.
90일 ‘작전시간’ 호소
애크먼은 6일 트럼프에게 상호관세 90일 유예를 호소했다. 경기에서 작전타임을 갖듯 상호관세 시행을 90일 동안 보류하고 그 동안 협상하자는 것이다.
같은 날 그는 TV 생방송에서 관세를 강력히 지지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을 신랄하게 비난하기도 했다. 하루 뒤 사과하기는 했지만 그는 러트닉과 러트닉이 몸담았던 자산운용사 캔터피츠제럴드가 “우리 경제가 자폭하면” 이득을 보는 것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미 주식 시장 하락에 베팅하는 옵션 등을 걸어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애크먼은 트럼프 재선 캠페인을 열성적으로 후원한 인물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미 역사상 가장 ‘기업친화적인’ 행정부가 될 것이라고 말해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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