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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대행, 6.3 대선일 확정 동시에 헌법재판관 ‘기습’ 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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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2명 자리에 이완규 법제처장·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2025년 4월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례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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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제21대 대통령 선거일을 2025년 6월3일(화요일)로 확정했다. 아울러 마은혁 헌법재판관을 비로소 임명함과 동시에 2명의 후임 헌법재판관도 기습 임명했다.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다. 더불어민주당은 “내란 공범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지명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직 내란의 불씨가 안 꺼졌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크게 반발했다.



한 권한대행은 4월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례 국무회의를 열어 대통령 윤석열 파면에 따른 차기 대통령 선거일을 6월3일로 확정하고, 이날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한 권한대행은 “정부는 선거관리위원회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선거 관리에 필요한 법정 사무의 원활한 수행과 각 정당의 준비기간 등을 고려해 오는 6월3일을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 선거일로 지정하고자 하고 선거 당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다”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은 대통령 탄핵 사태를 언급하며 “지난 4개월 간 국민 여러분께 혼란과 걱정을 끼쳐 드리고, 대통령이 궐위되는 안타까운 상황에 직면하게 되어,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선거관리위원회와 긴밀히 협력해 그 어느 때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선거가 될 수 있도록, 관련 준비에 만전을 기해 주시기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한 권한대행은 국무회의에 앞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담화문을 통해 이제껏 임명을 미뤄온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하고, 마용주 대법관도 임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는 4월18일에 임기가 종료되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과 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자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도 지명했다.



그는 담화문에서 “임기 종료 재판관에 대한 후임자 지명 결정은, 경제부총리에 대한 탄핵안이 언제든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될 수 있는 상태로 국회 법사위에 계류중이라는 점, 또한 경찰청장 탄핵심판 역시 아직도 진행중이라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는 각각 검찰과 법원에서 요직을 거치며 긴 경력을 쌓으셨고, 공평하고 공정한 판단으로 법조계 안팎에 신망이 높다”며 “두분이야말로 우리 국민 개개인의 권리를 세심하게 살피면서, 동시에 나라 전체를 위한 판결을 해주실 적임자들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파면되고도 일방적인 ‘대행 정치’가 이어지는데 야당은 거세게 반발했다. 김용민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헌법재판관 임명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고, 대행할 수 없는 권한인데, 한 권한대행은 처음부터 끝까지 위헌만 행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완규 법제처장에 대해 “내란 직후 대통령 안가 회동에 참석한 사람이다. 내란의 아주 직접적인 공범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 법체처장을) 지명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직 내란의 불씨가 안 꺼졌다는 것을 증명한다. 민주당은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이완규 법제처장은 가장 대표적인 친윤석열 검사다. 법제처장을 하며 완전히 윤 전 대통령 개인의 로펌 역할을 해왔다”며 “이것은 파면된 윤석열의 의중이 작용된 지명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덕수 권한대행의 국민께 드리는 말씀 전문





국민께 드리는 말씀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작년 12월 대통령 권한대행이 된 직후, 위기에 처한 국정을 안정적으로 균형있게 이끌어가는 것이 저의 마지막 소임이라 생각한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헌법재판관 임명은 제가 가장 깊이 고민한 현안 중 하나였습니다.



당시 저는, 위험 수위에 도달한 국론 분열이 더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모든 사안을 헌법과 법률에 따라 판단하고자 하였습니다. 헌법과 법률이 미처 정해놓지 못한 사항은 헌정사의 전례를 참고하여 현명한 선인들의 판단을 따르고자 하였고, 그마저 여의치 않은 경우에는 국민의 대표인 여야가 대한민국의 분열을 막기 위해 이견을 내려놓고 합의하는 용단을 내려주실 것을 간절하고 간곡하게 호소하였습니다.



이후 저에 대한 탄핵심판이 진행되는 동안, 후임 대통령 권한대행이 여야 합의가 명확하게 이루어진 두 분을 먼저 임명하였습니다.



대통령 권한대행의 직무에 복귀한 지금, 저는 세 가지 무거운 책임을 맡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대통령을 대신해 국정을 운영하면서, 산불 피해와 통상전쟁을 다같이 돌파할 해법을 찾고, 차기 대선과정을 공명정대하게 관리해 나갈 책임입니다.



그동안 많은 갈등의 원인이 되었던 헌법재판관 임명 문제 등과 관련하여 저는 오늘, 다음의 결정을 내리고 실행하였습니다.



우선, 대법원장 제청과 국회 동의 과정을 모두 마친 마용주 대법관 후보자를 대법관으로 임명하였습니다.



이어 헌법재판관 임명과 관련하여, 헌법재판소법과 헌재 판결에 따라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헌법재판소 재판관으로 임명하였습니다. 또한 열흘 뒤 임기가 종료되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과 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자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지명하였습니다.



이중 임기 종료 재판관에 대한 후임자 지명 결정은, 경제부총리에 대한 탄핵안이 언제든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될 수 있는 상태로 국회 법사위에 계류중이라는 점, 또한 경찰청장 탄핵심판 역시 아직도 진행중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또다시 헌재 결원 사태가 반복되어 헌재 결정이 지연될 경우 대선 관리, 필수추경 준비, 통상현안 대응 등에 심대한 차질이 불가피하며, 국론 분열도 다시 격화될 우려가 크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는 각각 검찰과 법원에서 요직을 거치며 긴 경력을 쌓으셨고, 공평하고 공정한 판단으로 법조계 안팎에 신망이 높습니다. 두분이야말로 우리 국민 개개인의 권리를 세심하게 살피면서, 동시에 나라 전체를 위한 판결을 해주실 적임자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마 재판관님과 두 분의 합류를 통해, 헌법재판소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헌정질서의 보루라는 본연의 사명을 중단없이 다해나갈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제가 오늘 내린 결정은 그동안 제가 여야는 물론 법률가, 언론인, 사회원로 등 수많은 분들의 의견을 듣고 숙고한 결과입니다. 저는 법적 검토를 거친 뒤, 오늘 오전 동료 국무위원들의 의견을 마지막으로 여쭙고 저의 결정을 실행에 옮겼습니다. 저는 사심없이 오로지 나라를 위해 슬기로운 결정을 내리고자 최선을 다하였으며, 제 결정의 책임은 오롯이 저에게 있음을 말씀드립니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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