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유증 논란' 한화에어로 정면돌파…"장기 투자 절실, 주주가치 최고 덕목"

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금감원 정정신고서 제출…"제3자 유증 통해 1.3조 한화에어로에 되돌려"

안병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총괄 사장이 8일 오전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래 비전 설명회를 열고 유상증자와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최의종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2022년, 2023년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당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돈이 없었다. 그런데 호주 호위함 사업에서 떨어진 것처럼 한화오션에 믿음이 없는 듯하다. 모기업 지분 일부만으로 안 되겠다 싶어서 (한화에어로의) 지분 매입을 판단했다."

안병철 한화에어로 전략총괄 사장이 8일 오전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연 '한화에어로 미래 비전 설명회'에서 밝힌 말이다. 안 사장은 이날 금융감독원에 한화에어로 유상증자 증권신고서 정정신고서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월 10일 한화임팩트파트너스와 한화에너지가 보유한 한화오션 지분 7.3%를 1조3000억원에 매입한다고 밝혔다. 이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20일 3조6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결정을 공시했다.

한화임팩트 대주주는 한화에너지다. 한화에너지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 김동관 부회장과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이에 경영권 승계를 위해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주주 가치를 희석한다는 논란이 일었다.

그러자 김 회장은 지난달 31일 (주)한화 지분 22.65% 절반인 11.32%를 김 부회장 등 세 아들에게 증여한다고 밝히며 편법 승계 논란 진화에 나섰다. 증여세는 지난달 4~31일 평균 종가 기준 2218억원이다. 금감원은 한화에어로 유상증자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핵심은 한화에너지의 한화오션 지분을 한화에어로가 매입해 경영권 승계 자금이 마련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화에어로는 한화에너지는 투자 목적으로 한화오션 지분을 매입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상증자는 승계와 관련이 없는 글로벌 사업을 위한 투자라고 했다.

한화에어로는 이날 유상증자 정정공시를 통해 당초 계획했던 규모를 3조6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을 줄이고 한화에너지에서 한화에어로로 되돌아갈 수 있는 1조3000억원만큼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1조3000억원이 승계 자금으로 사용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해소시킨 셈이다.

아울러 한화에너지와 한화임팩트, 한화에너지싱가폴 등 3개 사는 1조300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할인 없이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대주주인 한화에어로는 희생하고, 15% 할인 가격으로 주식을 살 수 있는 소액주주는 이득을 보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한화에어로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조치로 주식 희석 가치가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당초 계획한 3조6000억원 유상증자로 희석 가치는 13%인데, 2조3000억원으로 축소되면 9%로 떨어진다는 판단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해 11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보은사업장을 방문해 직원들과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 /한화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안 사장은 "2월 10일 이후 한화에어로와 한화오션 주가가 상승하며 좋은 시그널로 보였다. 그런데 유상증자 발표 이후 시민단체와 정치권 등 질타를 받았다. 경영적으로 옳은 길이라 해도 지지를 받지 않은 것은 아니라고 판단해 이같이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안 사장은 유상증자로 조달된 자금 사용 계획을 공개했다. 주주배당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된 자금은 △해외 방산 JV 지분 투자(6000억원) △해외 방산 생산 능력 구축(1조원) △MCS 스마트 팩토리 구축(6000억원) △사업장·설비 운영 투자(1000억원) 등에 사용될 것이라고 했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으로 확보된 자금과 관련해서는 △무인기 체계·엔진 개발, 양산 시설 구축(3000억원) △사업장·설비 운영 투자(2001억원) △해외 조선업체 지분 투자(8000억원) 등에 사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두 올해부터 오는 2028년까지 투입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유럽과 사우디아라비아 방산업체와 합작하거나 해외 거점을 확보할 예정이다. 155mm 추진 장약용 원료 화학, 추진체 등에 미국 현지 스마트 팩토리 구축에도 자금을 투입한다. 북미와 유럽, 중동 등 해외 조선소 지분 투자나 인수에도 쓰일 예정이라고 했다.

안 사장은 올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한화에어로 매출 목표가 30조원이라고 설명했다. 영업이익은 3조원을 기대한다. 지난해 말 연결로 편입된 한화오션을 비롯해 한화시스템 등이 합쳐진 규모다. 오는 2035년에는 연결 기준 매출 70조원, 영업이익 10조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 사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위비 상승을 압박하면서 유럽에서는 점차 늘리고 있다. 한화에어로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며 "미국은 트럼프 취임 직후 요구한 것과 함께 탄약에서도 기대하고 있다. 중동도 육군뿐만 아니라 잠수함도 기회가 많다"라고 말했다.

이어 "유럽은 한국에 시장을 뺏기지 않겠다고 하는데 돌파 방법은 현지화뿐이라고 생각했다. 막대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미국은 (한화오션이 지난해 인수한) 필리조선소 외에 더 투자할 예정이다. 에너지 분야도 사업을 확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한화에어로는 한화오션 지분 매입 이후 유상증자 논란, 김 회장 증여 등 일련의 과정에서 주주 등 이해관계자와 소통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주 권익 보호를 위해 노력했는가를 반성했다며 주주 가치 제고를 최고의 덕목으로 생각하겠다고 전했다.

안 사장은 "시가총액만으로 보면 9위, 10위. 특히 방산 부문에서 국가대표라는 마음으로 사업하는 한화에어로가 주주 권익 보호를 위해 노력했는지 반성했냐를 뼈저리게 느꼈다. 주주 가치 제고를 최고의 덕목으로 생각하고 프로세스를 개발해 논란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bell@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더팩트 주요 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