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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이슈 물가와 GDP

    美 예상 밖 물가상승 둔화 확인…연준 금리인하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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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소비자물가지수 예상치 하회

    머니투데이

    올 2월 미국 뉴욕시 퀸즈 자치구의 베이글 매장 안에 계란 가격 인상을 알리는 표지판이 걸려 있다.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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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 교역국을 상대로 공언했던 상호관세 발효를 앞두고 지난 3월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 밖으로 크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 정책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침체) 우려가 이어졌던 가운데 실제 지표는 물가 상승 둔화를 나타낸 것이다.

    미국 노동부는 3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2월 수치(2.8%)와 비교해 한달 만에 상승률이 크게 둔화한 데다 2021년 2월 이후 4년 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6%)도 밑돌았다.

    전월 대비 소비자물가지수는 0.1%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팬데믹 확산 초기였던 2020년 3월 이후 하락폭이 가장 크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도 둔화세가 확인됐다.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해 2021년 3월 이후 4년 만에 최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월 대비 상승률도 2021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0.1%로 집계됐다.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상대적으로 더 잘 반영한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미국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에서도 주목하는 지표다.

    휘발유 가격이 전월보다 6.3% 하락하는 등 에너지 가격이 크게 떨어지고 주거비도 전월 대비 0.2%, 전년 동월 대비 4.0% 오르는 데 그친 게 3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둔화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전년 동월 대비 주거비 상승률은 2021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노동부는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 정책을 펴면서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가 이어졌던 만큼 예상 밖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둔화에 시장은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분위기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 교역국을 상대로 부과하려고 했던 상호관세가 4월9일 발효됐다가 13시간만에 90일간 전면 유예(중국 제외)된 점을 감안하면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피치 레이팅스의 브라이언 콜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핵심 상품과 서비스 부문 전부에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가 하락한 것은 환영할만한 소식"이라면서도 "관세 부과를 예상한 기업들이 지난 1~2월 막대한 양의 수입품을 들여왔기 때문에 관세 인상으로 인한 물가 충격은 아직 반영되지 않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당분간 관망세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은행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의 윈 틴 글로벌 시장전략 책임자는 "연준은 기업들이 재고를 소진하는 오는 6월까지 관세 영향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 본다"며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금리 인하 등의) 조치를 결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심재현 특파원 ur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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