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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426만원 vs 갤럭시 207만원…트럼프 관세, 계산기 두드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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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중국 90%·인도 등서 10% 생산…추가 관세율 평균 113.5% 추산

아이폰16 프맥 기준 약 200만원 가격 인상 우려…'美 기업 면제'가 희망

갤럭시 폰, 베트남·인도 등 생산지 다변화 덕…급격한 가격 인상 없을 듯

[서울=뉴시스]애플 아이폰16 시리즈(왼쪽)와 삼성전자 갤럭시 S25 울트라. (사진=뉴시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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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이 스마트폰 산업 지형 변화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관세 드라이브 이면에는 '미국 내 생산기반 회복'이라는 정치적 복선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의 기대와 달리 당장은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애플과 같은 자국 브랜드에 가장 큰 폭탄을 던진 꼴이 됐다. 애플은 중국 내 생산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은 반면, 삼성전자 등은 생산지 다변화를 통해 상대적으로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이로 인해 결국 아이폰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관세의 영향으로 향후 애플 아이폰과 삼성 갤럭시 폰의 가격 변동 가능성을 직접 계산해봤다. 두 브랜드 모두 가장 최신·최고 사양 모델인 아이폰16 프로 맥스와 갤럭시 S25 울트라, 가장 기본 용량인 256GB 모델을 기준으로 했다.

아이폰 가격, 진짜 2.5배로 뛸까…중국 관세 145% 유지되면 가능성 있어


아이폰은 전체 생산량의 약 90%를 중국에서 조달하며, 나머지 분량은 인도·베트남·브라질 등 여타 국가로 분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중국에서 생산되는 아이폰에는 145%(기존 펜타닐 관세 20%+상호관세 125%), 나머지 국가에는 10%의 관세가 적용된다. 전체 생산량 중 약 90%가 중국, 10%는 여타 국가라는 점을 고려하면 해외 생산-미국 수입 아이폰에 부과되는 평균 관세율은 약 131.5%로 추산된다.

아이폰16 프로 맥스를 기준으로 보면 미국 내 출고가 1199달러(약 174만원)에 해당 관세를 반영했을 때 소비자 가격은 약 2937달러(약 426만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 사실상 2.5배 가까이 비싸지는 것이다.

미국의 IT 전문매체 씨넷(CNET)도 트럼프 관세 발효 및 중국 외 국가 유예 적용 발표 이후 관세를 반영한 아이폰 가격을 분석했다고 밝혔다.

씨넷은 "대중국 관세가 전면 반영될 경우 아이폰16 프로 맥스(1TB)는 현재 1599달러(약 232만원)에서 약 3598달러(약 522만원)로 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고가 제품인 아이폰16 프로 맥스(1TB)뿐 아니라 하위 모델들도 가격이 모두 2배 이상 뛸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같은 씨넷의 추산은 이미 미국 정부가 펜타닐 대응을 명분으로 중국에 부과했던 추가 관세 20%가 반영되지 않은 수치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아이폰에는 최종적으로 145%의 관세율이 부과된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145%의 관세율이 적용될 경우 아이폰16 프로 맥스 1TB 모델이 최대 3800달러(약 551만원)를 웃돌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생산지 다변화 덕 본 삼성 갤럭시…당장은 큰 가격 인상 없을 듯


삼성전자의 스마트폰도 트럼프 관세로 인한 가격 상승 가능성이 있지만, 애플보다는 상황이 훨씬 나은 편이다.

중국 생산 비중이 90%인 아이폰과 달리 삼성전자는 베트남(약 60%), 인도(약 30%)로 생산지를 분산시키고, 그 외에도 한국·인도네시아·브라질 등으로 생산 기지를 다변화했기 때문이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삼성전자의 주요 생산국에도 베트남 46%, 인도 26%, 한국 25%, 인도네시아 32% 등 높은 관세율을 책정했으나 당장은 90일의 유예 기간을 얻었다. 이들 국가에는 모두 10%의 기본 관세만 적용됐다.

이같은 기준으로 갤럭시 S25 울트라의 가격 변동을 계산해보면 미국 내 출고가 1299.99달러(약 189만원)에 평균 10%의 관세가 더해져 소비자 가격은 1429.99달러(약 207만원)가 될 수 있다.

동일한 최고사양 플래그십 폰임에도 생산지 구조에 따라 아이폰과 갤럭시의 가격 인상폭이 최대 10배 가까이 차이가 날 수 있는 셈이다.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9일(현지시각) 대통령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뒤에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배석해 있다. 2025.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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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에 관세 100% 반영은 안돼…애플·삼성의 관세 흡수 전략 등 주목


다만 이같은 계산은 모두 관세가 100% 소비자 가격에 전가될 것이라는 가정 하의 '시나리오'에 해당한다. 실제 소비자 판매 가격은 관세 뿐만 아니라 기업의 대응 전략과 시장 여건, 환율 등 다양한 변수가 작용해서 정해지기 때문이다.

가장 큰 변수는 기업의 전략이다. 애플이나 삼성전자가 마진을 줄이거나 마케팅 비용을 축소해 관세 일부를 흡수할 경우 소비자 부담은 줄어들 수 있다. 가격 인상으로 인해 시장 경쟁력이 흔들릴 경우에는 제조업체들도 일정 부분 희생을 감수하는 선택을 할 가능성이 있다.

환율도 변수다.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경우 수입단가가 낮아져 미국 내에서는 관세 부담이 일부 상쇄될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원화 약세가 지속되면 환차손(환율변동에 따른 손해)이 발생해 소비자 가격이 더 높아질 여지가 있다.

이외에도 유통 마진, 보조금 정책, 국가별 세금 등의 복합 요인이 실제 스마트폰 소비자 가격 형성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5000억弗 美 투자 약속에도 혜택 못 본 애플…"제조업체의 공급망 분산 전략은 불가피"


한편 이번 관세 폭탄의 영향을 정면으로 받은 애플은 '미국 기업에 대한 관세 면제'가 가장 확실한 탈출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애플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폭탄에 대해 경고하던 지난 2월부터 4년 간 미국에 5000억 달러(약 726조원)를 투자하고 미국 제조업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역대 최대 규모의 미국 투자를 통해 텍사스주에 새 공장을 짓고, 연구개발(R&D), 실리콘 엔지니어링, 인공지능(AI) 분야에 2만개 이상 일자리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애플이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 사기에 나섰음에도 관세 전쟁에서 별다른 예외나 면제를 받지 못한 것. 이에 대해 씨넷 또한 "애플이 미국에 대규모 생산 설비를 유치했음에도 트럼프 정부는 어떤 예외 조치도 허용하지 않았다" 결국 애플은 이 비용을 대부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나마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외 국가에 대한 관세 유예를 발표하면서 일부 미국 기업에 대한 관세 면제 가능성을 암시한 것이 애플에게는 희망이 될 전망이다. 과거 트럼프 1기 정부 때도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설득해 일부 애플 제품에 대한 관세 면제를 이끌어낸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상호 관세 유예 덕분에 중국 외 국가를 대상으로 한 전면적 관세 전쟁은 일단 유보됐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유예'일 뿐, 추후 전방위 확대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관세로 인해 아이폰 가격이 2배 이상 뛴다는 것은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할 수 있는데, 애플처럼 중국 의존도가 높다면 가격 인상 리스크는 명확하다"며 "미중 무역 갈등 등이 이미 장기화돼왔고 더 강경해질 수밖에 없는 만큼 결국 제조업체들의 공급망 분산 등 전략 조정은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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