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세 차례 공급 부족
한국얀센에서 수입하는 ADHD 치료제 콘서타./얀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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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수원에 사는 윤모(40)씨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를 앓고 있는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이 있다. 최근 그는 아들의 소아정신과 진료 예약을 급하게 앞당겼다. 아들이 증상 완화를 위해 ‘콘서타’라는 약을 먹고 있는데, 약국에 전화했을 때 “재고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약을 조금이라도 빨리 사기 위해 학교를 마치자마자 진료를 받도록 예약 시간을 바꾼 것이다. 윤씨는 “한 달에 한 번 병원에 갈 때마다 약을 못 구할까 마음 졸이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했다.
ADHD의 대표적 치료제인 콘서타의 공급 부족 현상이 길어지며 환자와 환자 보호자들이 발을 구르고 있다. ADHD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충동성 등을 특징으로 하는 신경 발달 장애의 일종이다. 콘서타는 지난해부터 계속 공급 불안정 문제를 겪고 있다. 수입사인 한국얀센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작년 4월과 7월, 올해 2월까지 총 세 차례 공급 부족 상황을 보고했다.
자녀가 ADHD를 앓고 있는 부모들은 재고가 있는 약국 정보를 온라인에서 공유하며 애를 태우고 있다. 약을 구하지 못해 아이가 감정적으로 예민해지며 학교에서 친구들과 다투는 일이 잦아졌다는 경험담도 나오고 있다. 한 학부모는 지난 3일 국회에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달라’는 청원을 올렸는데, 14일까지 1만3400여 명이 청원에 동의했다.
일부 병원에서는 콘서타 대신 성분이 같은 ‘메디키넷’을 대신 처방해주고 있다. 하지만 메디키넷은 효과가 지속되는 시간이 콘서타보다 짧다. 성인 ADHD 환자인 김모(38)씨는 “의사가 ‘콘서타가 없어 어쩔 수 없다’며 비슷한 용량의 메디키넷을 처방했는데, 약 특성이 달라 적응에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병원들이 콘서타 대신 메디키넷을 대거 처방하다 보니 메디키넷 공급량도 모자란 상태가 됐다.
일부에선 ADHD 치료제가 집중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는 점 때문에 수험생들에게 쓰이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하고 있다. 식약처는 “ADHD 치료제가 적합하게 처방되고 있는지 모니터링과 점검을 강화한 상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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