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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독고다이 아니다"…홍준표의 세 번째 도전, 별의 순간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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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세 번째이자 최후의 대권 도전…보수 후보로서 선명성 강조, '이재명 대 홍준표' 구도 부각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선거사무실에서 제21대 대통령선거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4.14. /사진=뉴시스 /사진=권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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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21대 대통령 선거를 공식 선언했다. 세 번째이자 정치인생 최후의 대권 도전이다. 홍 전 시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의 확연한 차별화를 내세우면서 '반(反)이재명' 선봉에 나서겠다고 했다.

홍 전 시장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선거캠프에서 출마 선언 및 개소식을 열고 "국회에 이어 대통령까지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에) 내준다면 이 나라는 히틀러의 나라가 될 것"이라며 "이번 대선을 통해 낡은 6공 운동권 세력이 벌이는 광란의 국회 폭거를 중단시켜야 한다. 이 싸움의 맨 앞에 저 홍준표가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가 이 전 대표로 사실상 확정된 상태에서 보수 후보로서의 선명성을 내세우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 전 시장은 "이번 대선은 정권 교체냐, 정권 연장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홍준표 정권이냐, 이재명 정권이냐의 양자택일 선거"라고 했다. 이번 대선을 '이재명 대 홍준표' 대결로 축약한 것이다.

또 "이재명 정권의 종착역은 포퓰리즘과 국민 매수의 나라, 남미 최빈국 베네수엘라다. 홍준표 정권의 미래는 자유와 번영의 선진대국이 될 것"이라며 "화려한 전과자 이재명 후보와 풍부한 경륜과 검증된 능력을 갖춘 준비된 대통령, 홍준표 후보의 대결이 이번 선거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거듭 이 전 대표와의 대비효과를 노렸다.

'준비된 대통령'을 부각하기 위해 공약에도 공을 들였다. '제7공화국 선진대국'을 키워드로 잡고, 대통령 직속 개헌추진단 구성, 상원·하원 양원제 도입, 중선거구제도 등 세부 공약도 공개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선거사무실에서 제21대 대통령선거 출마선언을 하기 위해 단상에 오르고 있다. (공동취재) 2025.04.14. /사진=뉴시스 /사진=권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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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에 관한 입장도 명확히 했다. 홍 전 시장은 "저는 이번 계엄을 반대했고 탄핵에도 반대했다"며 "탄핵을 반대한 것은 계엄을 옹호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계엄 행위에 대한 사법적 판단은 별개로, 우리가 만든 대통령을 내쫓는 탄핵 방식에 함께 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찬탄·반탄(탄핵 찬성·반대)에 얽매일 것이 아니라 대선 승리를 위해, 새로운 나라를 세우기 위해 모두가 한마음으로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탄' 입장을 명확히 하면서도 탄핵에 반대하는 중도·무당층을 동시에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차별화에 나선 것도 눈길을 끈다. 홍 전 시장은 "명운을 건 대회전(大會戰)에는 가장 준비되고 경험이 많은 든든한 장수가 나가야 된다. 준비가 부족하고 검증이 안 된 정치 초보 대통령 선택했다가 우리 참 많이 고생했잖나"라고 했다.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지만 결코 윤 전 대통령을 옹호하진 않는단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지금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서는 윤 전 대통령과 차별화가 가장 절실한 시기인데 그 점이 드러난 게 좋았다"며 "계엄에 대해선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고 찬탄·반탄 하지 말고 통합하자, 이재명 히틀러를 막아야 한다며 이재명 견제론을 명확히 한 것도 눈에 띈다"고 했다.

홍 전 시장 측은 이번 대선 출마는 과거의 두 차례 도전과는 다르단 입장이다. 홍 전 시장은 2022년 대선 경선에서 윤 전 대통령과 맞붙어 민심에서 우위를 보였지만 당심에서 밀려 후보로 선출되지 못했다. 소위 '독고다이'로 표현되는 홍 전 시장의 리더십, 스킨십 부족 때문에 당심에서 입당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윤 전 대통령에게 밀린 것이다.

홍 전 시장도 이를 의식한 듯 "정치 초년생, 새로운 얼굴 뽑아서 2,3년 망하지 않았나"라며 "정치 내공이나 경륜이 하루 아침에 생기는 건가. 경륜과 연륜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왼쪽)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캠프 사무소에서 가진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 및 개소식에서 상황본부장을 맡은 유상범 의원의 발언을 듣고 있다. (공동취재) 2025.4.14/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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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최측근인 김대식 의원이 후보 비서실장을 맡았고 친윤석열계인 유상범 의원이 총괄상황본부장을, 김위상 의원이 고용노동정책본부장을 각각 맡았다. 이밖에도 다수의 현역 의원들이 홍 전 시장을 지지하고 돕고 있다는 게 홍 전 시장 측 설명이다.

유 의원은 이날 개소식에서 "홍준표 후보는 더 이상 독고다이가 아니다. 3년 전에는 홍준표 후보를 지지했던 현역 국회의원이 딱 2명이었다"며 "지금은 제가 일일이 말씀드릴 수 없는 많은 의원들이 홍준표 후보와 함께 하는 걸로 알고 있다"고 했다.

보수 최대 외곽조직인 새미준(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을 이끄는 이영준 회장도 총괄지원본부장으로 캠프에 합류했으며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원외 당협위원장 모임(탄반모)을 주도했던 김선동 전 의원도 총괄조직본부장을 맡았다.

홍 전 시장측 관계자는 "오세훈 시장이 불출마한 이후 현역 의원,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홍 전 시장 쪽으로 더 쏠리고 있다"며 "정치성향을 떠나 이번 당내 경선에서 준비된 후보는 홍준표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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