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왼쪽)이 13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열린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서 참석자들과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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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이 문을 닫는 주말에 의사들이 장외투쟁에 나서기로 한 가운데 많은 인원이 집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집회 이후 파업 등 ‘강경 투쟁’ 방식에 대해서는 의료계 안에서도 부정적 시각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실제 추가 행동이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15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오는 20일 서울 중구 숭례문 일대에서 전국의사총궐기대회를 개최한다. 의협은 총궐기대회에서 의과대학 교육 정상화와 정부의 의료개혁 추진 중단을 촉구한다는 계획이다. 의협이 주최하는 대형 집회가 열리는 건 지난해 6월 이후 10개월여 만이다.
김택우 의협 회장은 호소문을 통해 “이제 선배들이, 전국의 의사들이 함께 나설 차례다. 우리의 손으로 후배들의 일상을 돌려주자”라며 “의료의 본질을 지키기 위한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숫자만 늘리는 정책으로는 지역의료, 필수의료의 붕괴를 막을 수 없다”고 밝혔다.
전공의·의대생을 향해선 “당신들이 걸어온 그 길이 틀리지 않았음을, 혼자가 아니었음을 보여드리겠다”며 집회 동참을 촉구했다. 박단 의협 부회장(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 12일 대전협 내부에 “각자의 자리에서 모두가 끝까지 힘을 내면 좋겠다”고 전하며 집회 참여를 독려했다.
이번 집회는 병원들이 대부분 문을 닫는 일요일에 열려 환자 혼란은 크지 않을 전망이지만, 전국에서 온 의사·의대생들로 숭례문 일대는 혼잡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월18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총궐기대회에 참여한 인원은 경찰 추산 1만2000명(의협 추산 4만명)으로, 당시 집단휴진에 참여한 의료기관은 총 3만6059곳 중 5379곳(14.9%)이었다. 의협은 이번 집회에 1만여명의 인원이 모일 것으로 내다봤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해 6월18일 서울 여의도공원 인근에서 전국의사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곽경근 대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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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고양시에서 이비인후과의원을 운영 중인 A원장은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많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며 개원의, 교수들도 많이 모일 것으로 보인다”며 “학회 학술대회 행사가 궐기대회 날과 겹치는데 일부 선생님들이 학회가 아닌 집회에 참석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의대 교수들도 대거 동참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번 집회에 참여하겠다는 조윤정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회장은 “교수님들이 집회 현장에서 함께할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이번 궐기대회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벌려 놓은 난장판을 수습해야 한다’는 의사들의 간절한 소망이 모이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궐기대회 이후 휴진, 파업 등 강경 투쟁 방안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국민 피해만 키울 뿐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조 회장은 “당장 파업이나 휴진 등 실력행사보다 중요한 건 더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의협은 사태를 수습할 책임과 열쇠를 쥐고 있는 정부에 보다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B원장도 “파업이라는 수단을 의협이 쉽게 꺼내지 못할 것이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라며 “향후 투쟁 노선에 대한 의협의 계획이 나온다면 회원 전체가 심사숙고해서 결정해야 한다”라고 짚었다.
실제 의협 내에서 의료정책 대응 방식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는 모양새다.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 참석한 박단 위원장과 이선우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비대위원장은 “의정갈등 해결의 주축은 전공의·의대생”이라며 복귀를 강조하는 선배들을 향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반면 선배 의사들은 강경 투쟁보다는 현실적이고 유연한 대응을 주문하며 정부와의 협상 테이블에 앉아 문제를 해결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한 대학병원 교수는 “전공의·의대생 입장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지만, 궐기대회 이후 실제로 파업이나 집단 휴진으로 이어질 경우 환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수 있다”며 “특히 중증 환자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분들에겐 생명과 직결된 문제일 수 있는 만큼 진정성 있는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찾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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