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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8 (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고환율 속 유가 하락에 숨 돌린 수입물가…"소비재엔 '산불'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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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입물가 두 달 연속 감소세, 전월 대비 0.4%↓
    환율 0.8% 오르는 동안 두바이유 7% 하락
    "美 관세의 물가 영향은 아직…예측 힘든 상황"
    한국일보

    국제유가 하락으로 전국 주유소 휘발유가 10주 연속 하락한 이달 13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가 리터당 1,569원에 판매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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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달러 환율의 고공비행에도 국제유가 하락으로 지난달 수입물가가 소폭 하락했다. 다만 산불과 이상저온 등에 따라 국내 농수산품의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어 소비자물가가 떨어질지는 불투명하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3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원화 기준 수입물가지수는 143.04(2020년=100)로 전월 대비 0.4% 감소했다. 2월(-1.0%)에 이어 두 달 연속 내림세다. 광산품을 중심으로 원재료 가격이 전월보다 3.3% 내려간 영향이 컸다. 1차금속제품과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등을 포함한 중간재는 0.7% 상승했고, 자본재 및 소비재 역시 각각 1.6%, 0.9% 올랐다. 세부 품목별로는 원유(-6.2%), 나프타(-3.9%), 프로판가스(-2.4%), 천연가스(-1.3%) 등 유류 관련 품목의 내림폭이 두드러졌다.

    국제유가 하락이 수입물가를 끌어내렸다. 원·달러 평균 환율(1,456.95원)이 전월보다 0.8% 상승하는 동안,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가격은 7.0% 떨어진 결과다. 지난달 두바이유 월평균 가격은 배럴당 72.49달러로 집계됐다. 환율 효과를 제외한 계약통화기준으로 수입물가를 보면 전월 대비 하락폭이 1.4%까지 확대된다.

    수입물가 하락이 소비자물가까지 이어질지는 단언하기 어렵다. 국내 생산품 가격 동향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이문희 한은 경제통계1국 물가통계팀장은 "석유화학 제품 가격은 떨어질 수 있으나, 최근 산불이나 이상저온 등 기상 여건이 농수산물과 외식·서비스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소비자물가 흐름을 예측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줄줄이 가격이 오르고 있는 가공식품도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수출물가는 유가보다 환율의 영향이 컸다. 지난달 수출물가지수는 135.00으로 전월 대비 0.3% 상승 전환했다. 냉동수산물(2.7%)을 중심으로 농림수산품이 1.6% 올랐고, 플래시메모리(6.1%)와 전동기(5.7%), 동정련품(5.1%) 등 공산품도 0.3% 상승했다. 한 단위의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나타내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달러 기준)는 1년 전보다 0.8% 상승한 92.53으로 21개월 연속 개선됐다. 수입 가격(-3.2%)이 수출 가격(-2.4%)보다 더 크게 하락하면서 교역조건이 나아졌다.

    글로벌 경제를 흔들고 있는 미국 관세정책의 물가 영향은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이 팀장은 "미국 정책의 불확실성이 크고 상하방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돼 향후 국가 간 협상 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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