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된 추천에도 공석 유지하다가 尹 파면 후 위촉 통보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주재하는 조규홍 장관 |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보건복지부가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서 민주노총 측 위원을 해촉한 지 2년 만에 새로 위촉했다.
17일 정부와 민주노총에 따르면 이날 오전 열린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 민주노총 추천 위원으로 이태환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이 참석했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 15일 공문을 보내 이 부위원장을 임기 2년의 위원에 신규 위촉한다고 전한 바 있다.
2023년 3월 윤택근 전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이 해촉된 후 공석으로 유지되던 자리가 2년여 만에 채워진 것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1천200조원 규모 국민연금 기금의 운용·관리에 관한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복지부 장관이 위원장, 관련 부처 차관들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당연직 위원(5명)으로 들어가고 사용자·근로자 대표 각 3명, 지역가입자 대표 6명, 관련 전문가 2명 등 총 14명의 민간위원이 참여한다.
근로자 대표 3명은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전국공공노조연맹에서 1명씩 추천해왔다.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이듬해인 2023년 3월 복지부는 윤택근 전 위원을 해촉한다고 발표하며,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계 단체에 새 후보를 추천해달라고 요청했다.
윤 전 위원이 회의 도중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구성 변경안에 반대하면서 '고성과 함께 마이크를 집어 던지고 회의자료로 책상을 내려치는 등 회의 진행을 방해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국민연금법 시행령엔 '품위 손상'도 해촉 사유로 명시한다.
이후 민주노총은 복지부에 새 위원 후보를 여러 차례 추천했으나 복지부가 위촉하지 않으면서 노동계 몫 한자리는 2년 넘게 공석으로 유지됐다.
민주노총 등 노동계는 윤석열 전 정부가 기금운용위뿐 아니라 복지부 건강보험재정운영위원회 등 정부 위원회에서 노골적으로 양대 노총을 배제해왔다고 반발해왔다.
이번 기금운용위원 신규 위촉을 두고 복지부 관계자는 "그동안 추천 인사들이 많지 않아 위촉하지 못했다가 국민연금 중기자산배분 의결 등을 앞두고 계속 공석으로 둘 수 없어 위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노동계는 2년 넘게 이어지던 양대 노총 배제가 윤 전 대통령 파면 이후로 바로잡히는 것으로 해석했다.
민주노총은 "회의에서 이태환 부위원장은 '윤석열이 파면되기 전까지 민주노총은 국민연금의 가입자 대표임에도 기금운용위원회에 참여하지 못했다. 단순히 민주노총을 배제한 것을 넘어 국민연금 가입자를 무시했다'며 위원장의 공식 사과를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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