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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8 (일)

    검게 탄 삶의 터전…복구는 '하세월' 생계는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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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남지역 산불이 역대 최악의 피해를 남기고 꺼진 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화마가 휩쓸고 간 곳은 흉물로 방치됐고 이재민들은 임시 숙소에서 기약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갑자기 닥친 산불에 맨몸으로 집을 뛰쳐나온 88살 김수야 할머니.

    임시 숙소에 온 지 한 달이 넘었습니다.

    [김수야 / 경남 산청군 시천면 : 얼른 나가자고 끌려 나와서 집이 홀딱 내려앉아 버렸지. 아무것도 숟가락도 한 개 못 가지고 나오고…]

    삶의 터전을 잃은 상실감에 당장 살아갈 길도 막막합니다.

    [김수야 / 경남 산청군 시천면 : 말도 못 하겠어요. 언제 우리 집이 생길까 싶고 한 잠 자고 나면 잠도 안 오고 어찌 살까 싶은 마음뿐 안 들고…]

    산불이 훑고 간 지리산 자락은 새까맣게 탄 모습 그대롭니다.

    울창했던 산림은 4월의 청록색을 잃었습니다.

    산 아랫마을들은 폐허로 변했습니다.

    무너져 내린 철제 지붕은 종잇장처럼 구겨진 채 방치돼 있습니다.

    [손경모 / 경남 산청군 중태마을 이장 : 흉물처럼 보기가 안 좋거든요. 그래서 좀 빨리 철거가 되고 그래야 또 사람들 마음도 좀 안정이 되고…]

    곶감에 양봉, 송이까지 지역 특산품 생산도 차질이 불가피합니다.

    [공삼성 / 경남 산청군 시천면 : 열매가 못 여는 거예요. 이렇게 되면 {죽었네요.} 완전히 죽었지 보소]

    축구장 14만개 면적이 불탄 경북 지역 사정은 더 심각합니다.

    복구나 철거를 요청해도 기약이 없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홀로 나서 보지만 역부족입니다.

    [김현수 / 경북 안동시 원림리 : 그거는(나무) 쓰러진 후에 덮친 후에 후처리를 해준다고 하거든요. 이게 뭡니까? 사람이 죽고 나서 처리해 준다는 게 말이 안 되죠.]

    집에 돌아가지 못한 경북 지역 이재민은 여전히 3500명에 달합니다.

    당장 임시주택 2700여 채가 필요한데, 현재까지 120채가량만 설치됐습니다.

    경북도는 다음 달 말까지 임시주택 입주를 완료할 계획이지만 이재민들의 일상 복귀는 현재로선 가늠조차 할 수 없습니다.

    취재:배승주

    촬영:김영철

    영상편집: 구영철 김영선



    배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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