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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7 (토)

    [단독] "중립이라 쓰고 반인권이라 읽는"…'퀴어축제 불참' 안창호에 내부 성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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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권위 내부 게시판에 쏟아진 '안창호 비판'

    자체적으로 부스 신청 나서는 직원들도



    [앵커]

    약자가 아니라 윤 전 대통령 보호에 나섰다는 비판을 받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이번에는 성소수자를 외면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안창호 위원장이 9년 만에 퀴어축제 불참을 결정했기 때문인데, 직원들이 강하게 반발하며 자체적으로 참석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김휘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안창호 인권위원장은 퀴어축제 조직위원회와 반대단체의 초대를 동시에 받자 모두 가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어느 한쪽만 참여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며 인권위가 2017년부터 8년째 공식적으로 이어오던 퀴어축제 행사 참석을 중단한 겁니다.

    그러자 인권위 내부 게시판엔 안 위원장을 향한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한 직원은 "통일부 장관이 통일반대 행사에도 안 가고, 염원 행사에도 안 가겠단 것"이고 "국토부 장관이 GTX 건설반대 행사에도 안 가고, GTX 기공식에도 안 가겠단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또 다른 직원은 '중립이라 쓰는데 반인권이라 읽힌다'는 장문의 글을 올려, "인권위는 중립을 지키는 곳이 아니"며 "인권을 더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그런 사회를 앞당길 수 있도록 견인하는 곳"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일부 직원들은 자체적으로 부스를 신청하고 나섰습니다.

    [최준석/인권위 성차별·성소수자 전문관 : 위원장님 책을 봐도 동성애와 성소수자에 대한 반대 입장이 명확하시잖아요. 올해는 (퀴어축제에) 인권위가 안 갈 거라는 걸 저희뿐만 아니라 누구든 다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었으니까…]

    안 위원장은 지난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기계적 중립'을 시사한 바 있습니다.

    [안창호/당시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 (2024년 9월) : 퀴어축제에 참석을 제가 한다면 그 반대 집회에도 참석함으로써 공정성을…]

    자신의 저서 등에서 드러낸 성소수자에 대한 반감을 그대로 이어오고 있는 겁니다.

    [남규선/인권위 상임위원 : 성적 지향에 따른 차별을 금지한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인권위원회가 강조해야 하는데 본분을 벗어나는 일이 아닌가… 잘못됐고 재고돼야 할 것 같아요.]

    안 위원장은 "소수자의 주장이나 표현을 억제해선 안 되지만, 반대하는 이들이 더 많고 그들의 표현의 자유도 고려해 최종적으로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영상편집 홍여울 / 영상디자인 최석헌]

    김휘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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