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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03 (토)

    [사설] 넷 중 하나가 좀비기업, 근본 수술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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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3일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를 실은 화물선이 나가고 있는 모습./김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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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해 ‘좀비’로 불리는 기업이 3년 동안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2021년엔 500대 기업 중 분석 가능한 302개사의 11%(34개)가 이자보상배율(이익을 이자로 나눈 것)이 1 이하였는데 2024년 24%(73개)가 돼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20개 기업은 3년 연속 좀비 상태를 면치 못했다. 조선, 보험, 공기업을 제외한 대부분 업종이 좋지 않았고 특히 업황이 악화된 석유화학은 지난해 평균 이자보상배율이 0.64에 불과했다.

    500대 기업이 이 지경이니 나머지 중견·중소기업의 경영 상황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중견기업 748사를 대상으로 한 금융 애로 조사에서 중견기업 28%는 올해 자금 사정이 작년보다 악화됐다고 응답했다. 나아진 중견기업은 10%에 불과했다.

    관세 전쟁으로 글로벌 경기 하락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감량 경영에 들어가고 있지만 충분치 않은 상황이다. 그동안 내수는 부진해도 수출이 버팀목이었는데 이제는 수출 환경마저 악화돼 출구가 없다. 경제가 버티려면 강도 높은 산업 구조 조정과 기업 규제 개선, 노동시장 선진화 등 근본적인 수술을 지금이라도 시작해야 한다. 현 상황은 IMF 외환 위기를 전후해 국내 기업이 생존 위기에 내몰렸던 때에 못지않다. 당시는 급성 쇼크였다면, 지금은 구조 조정을 미뤄 생긴 만성 질환이다. 회생이 더 힘들다는 뜻이다.

    한국산업은행이 25년간 보유 중이던 한화오션 지분(전 대우조선해양) 19.5%의 매각을 추진한다고 한다. 지난 2022년 한화에 대우조선해양을 매각하고 남은 지분을 처분하는 것이다. K조선업이 부활한 덕분에 한화오션 주가는 6개월 만에 3배 이상 올랐다. SK하이닉스나 한화오션의 부활을 보면 한때 경영이 악화되더라도 신속한 기업 구조 조정을 통해 산업을 살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기업의 자구 노력이나 시장 인수·합병 외에도 긴 안목에서 정부의 산업 구조 조정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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