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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03 (토)

    [임의진의 시골편지]엄마 없는 하늘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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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대지에 가득 내린 초록과 함께 이른 초여름 기운까지 가득해.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곧 어린이날, 이어지는 어버이날. 어린이를 떼고 어버이가 되었는데, 그사이 어버이를 잃고 말았네. 부모 잃은 사람들은 카네이션꽃만 봐도 슬픔과 아쉬움에 젖게 돼. 고아 신세, 차라리 어버이날이 없다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든다, 흑흑.

    트로트 세계에 최진희의 ‘저음 꺾기’는 누가 있어 이를 능가할까. 집에 있는 ‘최진희 골든 15’ 음반을 꺼낼 때는 엄마 생각이 간절할 때야. “마음 하나 편할 때는 가끔씩은 잊었다가 괴롭고 서러울 때 생각나는 어머님. 지난여름 개울가에서 어머님을 등에 업고 징검다리 건널 때 너무나도 가벼워서 서러웠던 내 마음 아직도 나는나는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젖줄 따라 자란 키는 당신보다 크지만 지금도 내 마음엔 그 팔베개 그립니다. 내 팔베개 의지하신 야윈 얼굴에 야속하게 흘러버린 그 세월이 무정해 어머님이 아실까 봐 소리없이 울었네…”

    오월 가정의달에나 가끔 <가요무대> 방송에서 들려주는 노래. 속 편할 때 잊고 살다가 힘들 때 생각나는 엄마. 어머님이나 어머니도 아니고 엄마. 아직도 엄마를 찾는 마음만은 어린애. 서른이 다된 아들에게 이 마음 들킬까 부끄럽다만.

    최진희의 대표곡 ‘우린 너무 쉽게 헤어졌어요’, 음반은 다음 곡으로 이어지고 “그대의 옷자락에 매달려 눈물을 흘려야 했나요. 길목을 가로막고 가지 말라고 애원해야 했나요…” “아따 못쓰겄다. 맴을 너머 후벼 파부네.” 전축을 끄고 멍하니 창밖을 내다본다. 차를 씽씽 몰고서 가족나들이들. 펜션마다 젊은 부부들과 아이들로 가득 차는 나들이 성수기. 엄마 없는 하늘 아래, 늙고 병든 엄마는 지금 어디 계실까.

    임의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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