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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2 (금)

    이슈 불붙는 OTT 시장

    "네이버가 누군데"에서 시작한 반전, 넷플릭스도 놀란 '네넷'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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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플러스 멤버십-넷플릭스 제휴 6개월
    넷플릭스 MAU 늘고 과거 콘텐츠 역주행
    네이버, 신규 가입자 쇼핑으로 연결


    한국일보

    경기 성남시 네이버1784 사옥에서 '오징어게임' 시즌2 공개를 앞두고 '네넷' 글자를 연출한 모습. 네이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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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선 누구나 아는 네이버지만, 넷플릭스 내부 설득을 위한 자료를 만들 때 첫 페이지는 'Who is Naver(네이버가 누군데)'였다. 이젠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다. 출시 이후 매일 들어오는 가입자 수로 증명해 보였다.
    넷플릭스 관계자, 네이버 콘텐츠 플랫폼 '네이버피셜' 인터뷰 중


    2024년 12월 26일 경기 성남시 네이버1784 건물엔 '네넷'이란 글자가 떴다. 11월 시작한 네이버플러스 멤버십과 넷플릭스의 제휴, 그리고 '오징어 게임' 시즌2의 공개를 기념해 네이버가 창에 채광 조절 목적으로 붙인 루버를 활용해 조명을 조절해서 벌인 이벤트였다.

    두 회사는 네이버 홈페이지에서, 유튜브에서, 길거리 광고에서 네넷을 앞세워 국내 최대 포털과 시장 1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제휴를 각인시켰다. 붉은색(넷플릭스)과 초록색(네이버)의 뚜렷한 대비처럼 쉽지 않아 보였지만 실제 협력의 성과는 '윈-윈(win-win)'이었다.

    글쎄~했던 넷플릭스 본사..."전례 없는 성공 사례" 엄지 척



    한국일보

    '네이버에서 넷플릭스를' 지하철 광고. 네이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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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이 제휴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혜택을 늘리기 위해 네이버가 제안했다. 이커머스 경쟁사 쿠팡이 와우회원 혜택으로 OTT 쿠팡플레이를 거느렸는데 넷플릭스는 이에 맞서기 위한 안성맞춤 짝꿍이었다. 넷플릭스로서도 한국에서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리밍+인플레이션)'에 불만 여론이 거센 데 새로운 번들링(결합 상품)을 선보일 기회였다. 다만 넷플릭스 본사는 회의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동안 플랫폼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은 전례가 없다.

    하지만 제휴 시작 이후 "대표적 글로벌 협업 성공 사례"란 평가가 쏟아졌다고 한다. 모바일 데이터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가 집계한 추정치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국내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11월을 기점으로 급반등해 올해 3월엔 1,409만 명까지 올랐다. 마케팅 기업 KT나스미디어는 2월 보고서를 통해 콘텐츠 흥행 외에 네이버와의 제휴 전략이 효과를 봤다고 분석했다. 월 5,500원인 넷플릭스의 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와 같은 혜택을 월 4,900원의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이 제공하면서 이용자 유입이 늘었다는 것이다.

    "넷플릭스 보고 온 가입자, 네이버 쇼핑에 돈 많이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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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와 넷플릭스는 4월 28일 서울 종로구 네이버스퀘어 종로에서 양사 협업 6개월을 회고하는 '네이버 넷플릭스 밋업' 행사를 열었다. 왼쪽부터 넷플릭스 마케팅 파트너십 구본정 매니저, 사업개발부문 최윤정 디렉터, 네이버 멤버십 정한나 리더, 마케팅 나은빈 책임리더. 네이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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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멤버십 이용자가 넷플릭스를 최대한 이용하고자 하는 욕구가 컸던 점도 넷플릭스에 긍정적이다. 최윤정 넷플릭스 사업개발부문 디렉터는 4월 28일 네이버와 협업 6개월 성과를 평가하는 '네넷 밋업' 행사에서 "네이버를 통해 신규 가입한 회원들이 즐긴 콘텐츠가 공개 시기와 장르의 구분 없이 매우 다채로웠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며 "협업 시작 무렵에 공개된 신규 콘텐츠는 물론 '더 글로리' 등 기존 작품도 재조명됐다"고 밝혔다.

    네이버도 멤버십 회원 유입에 '넷플릭스 효과'를 봤다. 제휴 이후 하루 평균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의 가입자 수는 1.5배 늘어났는데 특히 디지털 활용도와 구매력이 높은 3040이 60%를 차지했다. 새 가입자가 쇼핑에 쓴 돈이 넷플릭스 제휴 이전과 비교해 30% 늘어난 점도 네이버 입장에선 고무적이다. 넷플릭스를 보고 멤버십에 든 이용자가 쇼핑까지 하도록 한 노림수가 통했다. 정한나 네이버 멤버십 리더는 "우수한 콘텐츠 제휴를 멤버십 혜택으로 제공하면서 이용자 충성도를 강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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