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국 민주노동당 대통령 후보(오른쪽)가 14일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인근에서 열린 ‘1700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시작 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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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7) 할머니가 말했다. “제가 육십둘에 처음 신고해서 지금까지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다음에 대통령이 되는 분은, 위안부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주세요.” 이 할머니의 간절한 외침에 답한 대선 후보는 ‘한 명’ 있었다. “제가 대통령이 되면 일본의 사죄를 반드시 받아내겠습니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통령 후보가 말했다.
권 후보는 14일 낮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터 앞에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1700번째로 열린 수요시위에 제21대 대선 후보로는 유일하게 참석했다. 그는 일본군 성노예제 범죄 피해자 모욕 처벌법을 만들고, 일본의 사죄를 받아낼 때까지 끝까지 함께 싸우겠다고 했다.
매주 수요시위를 주최하고 있는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이날 집회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진보당, 민주노동당에 대선 후보 참석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민주당에선 이재명 후보 대신 전현희 공동선거대책위원장과 이수진 중앙선대위 여성본부장이 참석했다.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는 참석했지만, 최근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대선 출마 뜻을 접어, ‘대선 후보’ 자격으로 온 이는 권 후보뿐이었다.
권 후보는 최근 별세한 이옥선 할머니 추모 메시지와, 피해자들이 제대로 된 사과와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함께 싸우겠다는 발언을 준비했다. 그런데 건너편에서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등 수요시위 반대 극우단체가 고성과 비난을 쏟아내는 것을 보고 현장에서 발언을 바꿨다. 그는 “전쟁범죄 피해자를 모욕하는 당신들은 양심을 가진 인간이 맞느냐”고 일갈하며 피해자 모욕 처벌법 제정을 약속했다.
수요시위 반대 단체들은 2020년부터 매주 정의연과 같은 장소, 같은 시간대에 집회를 열어 혐오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이날 “국회는 위안부 피해자 보호법을 즉각 개정해 할머니들이 2차 가해로 고통받지 않게 해야 한다”며 “할머니들의 뜻을 이어받아 전쟁 없는 세상, 전시 성폭력이 없는 세상을 만들자”고 말했다.
류석우 기자 raintin@hani.co.kr 정봉비 기자 bee@hani.co.kr 박찬희 기자 ch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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